前여친 쏘고 행인에 "잘 보라"…막을수 있었던 뉴욕 경찰피살

범행 계획, 전 여친 및 행인에 털어놔..SNS에도 암시
"경찰, 밥 먹을 때도 쉴 때도 두 명씩 다녀라"
  • 등록 2014-12-22 오후 4:07:30

    수정 2014-12-22 오후 4:07:3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뉴욕 경찰을 총으로 쏴 죽인 이스마일 브린슬리(사진, 28세)는 범행을 저지른 날 새벽, 전 여자친구도 총으로 쏜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전 여자친구는 죽지 않았고, 그녀에게 모든 범행계획을 털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나가던 행인에게도 범행 계획을 떠벌렸다. SNS인 인스타그램에도 경찰관 살해 계획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전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브린슬리의 휴대폰을 위치 추적하는 등 범행을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간발의 시간 차로 총격 사건을 막는 데 실패했다.

경찰 위치추적 조금만 빨랐어도

<자료: 뉴욕타임스(NYT)> 피의자 이스마일 브린슬리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출신인 브린슬리는 총격 범행이 일어났던 날인 19일(현지시간) 오전 5시반쯤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았다. 둘은 말다툼이 벌어졌고, 브린슬리는 그녀를 총으로 한 번 쐈다. 다행히 그녀는 죽지 않고 살아났다. 그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뉴욕 경찰을 총으로 쏴 죽이는 범행 계획을 털어놨다.

이후 그는 볼트버스를 타고 뉴욕으로 갔다. 오전 11시 전 뉴욕에 도착한 그는 그의 전 여자친구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로 딸을 총으로 쐈다”며 “그녀가 무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SNS인 인스타그램에 “오늘 돼지에 날개를 달 것”이라며 경찰을 ‘돼지’에 비유했다. 최근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해 사망한 에릭 가너와 마이클 브라운의 이름을 대며 “그들이 우리 중 한 명을 데려간다면 우리는 그들 둘을 데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 여자친구의 엄마는 1시30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이 때부터 경찰과 브린슬리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시작됐다. 경찰을 죽일 것이란 메시지는 있지만, 특정한 장소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서 범행이 벌어질지에 대해선 혼란이 많았다.

오후 2시10분쯤 볼티모어 당국은 브린슬리의 휴대전화에 대한 위치 추적을 통해 브루클린의 70번째 경찰구역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이 마지막 위치 추적이었다. 볼티모어 당국은 브린슬리 이름의 수배 명단을 경찰 당국에 뿌렸지만, 오후 2시45분까지도 경찰 전체로 이 정보가 확산되지 않았다. 그리고 5분 뒤 이 정보는 뉴욕 경찰본부의 실시간 범죄센터로 보내졌다.

그러나 그 시간은 이미 총격 사건이 벌어진 이후였다. 오후 2시47분쯤 브린슬리는 79번째 경찰구역까지 접근해 희생자인 라파엘 라모스, 리우 웬지안 경찰관 두 명을 살해했다. 마지막 휴대폰 위치추적으로 알아낸 장소에서 북쪽으로 몇 마일 떨어진 베드포드-스터이브샌트 지구에서 발생한 것이다.

행인 2명에게 “내가 하는 것 잘 봐라”

경찰이 브린슬리에 대한 위치추적을 하는 동안 브린슬리는 냉정하게 차분하게 범행을 실행하고 있었다. 브린슬리는 거리 모퉁이에서 길 가던 두 명의 남자와 얘기를 나누는 것이 휴대폰 동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브린슬리는 두 명의 남자에게 어떤 범죄조직에 가입했다면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탈퇴하라고 요청하고 범행 계획을 털어놨다. 그는 행인에게 자신을 따라오라며 “내가 하는 것 잘 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브린슬리는 길을 건너 희생된 경찰관 2명이 타고 있던 순찰차를 지나갔고, 자동차 뒤로 접근한 뒤 조수석을 향해 네 발을 쐈다. 희생자들은 브린슬리의 접근은 눈치조차 못 채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저항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무참히 총격을 당했다는 게 뉴욕 경찰당국의 설명이다.

브린슬리는 범행을 저지른 후 브루클린 지하철 안으로 뛰어들었지만 경찰관을 마주치자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로버트 보이스 경찰청장은 “브린슬리가 범죄조직에 가입돼 있거나 극단주의 그룹과 연계돼 있는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린슬리는 무기 소지와 관련해 조지아 감옥에서 2년 간 투옥했고, 적어도 19번 체포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그가 행동 문제로 인해 몇 가지 약을 복용한다는 그의 가족의 말과는 달리 경찰은 그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진 않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목을 매 자살시도를 하기도 했다.

경찰 규탄 시위..“두 명씩 다녀라”

흑인인 에릭 가너와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찰에 의한 과잉진압으로 희생됐지만, 해당 백인 경찰이 기소되지 않음에 따라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경찰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지난 주말엔 브루클린 다리에서 시위대에 의해 두 명의 경찰관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관들은 방어적인 전술을 쓰기 시작했다. 그들은 도보를 걸을 때나 식사 또는 휴식을 취할 때도 두 명씩 짝을 지어다니기로 지침이 내려졌다. 가너의 어머니인 그웬 카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관을 죽이는 것은 아들에게 결코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추위 속 핸드폰..'손 시려'
  • 김혜수, 방부제 美
  • 쀼~ 어머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