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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씨는 “여러분께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저희와 함께해 주신 덕분에 아버지 장례를 무사히 마쳤다”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별이라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고 비통했지만, 정말 많은 분들께서 오셔서 아버지가 평소 어떤 분이셨는지 얘기해 주시고, 진심 어린 애도를 해 주셔서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장례를 마치고 며칠 후 유품을 정리하러 연구실에 갔었다. 책상 아래 박스에 버려진 라면 스프가 널려 있었다”며 “제대로 식사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서, 아니면 그 시간조차 아까워서 연구실 건너 의국에서 생라면을 가져와 면만 부숴 드시고 스프는 그렇게 버려둔 것이 아닌가 여겨졌다”고 했다.
평소 주 교수가 환자를 생각했던 마음도 유품을 정리하며 그대로 드러났다. 아들 주 씨는 아버지의 유품 서류 속 평소 사용하던 만년필로 직접 쓴 몇 개의 기도문도 있었다며 ‘제가 환자의 치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모두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라는 문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씨는 “여러분이 기억해 주신 아버지의 모습과 삶의 방식을 가슴에 새기고, 부족하지만 절반만이라도 아버지처럼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애도했다.
한편 주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1시 20분께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주 교수는 평소 응급 상황에 대비해 병원 인근에 살며 응급 수술 등을 도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 교수는 지난 2020년 서울아산병원에서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수술 난도가 어려운 대동맥 박리 치료 및 수술의 국내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