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이다원 기자] 3년 만에 화상으로 만난 한·중 경제인이 ‘1.5트랙’(반관반민) 대화 플랫폼을 강화해 양국의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촉진하고 산업협력·탄소중립 등 협력을 강화하며 교류를 촉진하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도 발표했다.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세번째)와 유일호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3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 인사 대화‘ 행사에서 비징취안 CCIEE 상무부이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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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함께 ‘제3회 한·중 기업인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서울과 북경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는 양국 경제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시작된 행사다. 양국 핵심 기업인·전직 고위관리로 구성된 상설 네트워크로 민관의 실질적 협력을 만들고 중장기 과제를 발굴하는 채널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 측에서는 이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명노현 LS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원덕 우리은행 은행장, 남이현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제후석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등 중국과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위원장 대행을 맡은 비징취안 상무부이사장, 장샤오창 상무부이사장 등 CCIEE 대표와 천자오슝 중국전자과기그룹 사장, 마융성 중국석유화학공업그룹 사장, 리우레홍 중국연통그룹 사장 등 14명이 자리했다.
한국 측 위원장을 맡은 유 전 부총리는 인사말에서 “첨단산업 보호 등 새로운 무역장벽과 국제적 분쟁, 기후변화 위기 등은 양국에 새로운 도전”이라며 “양국 교류가 시작한 지 한 세대가 지난 만큼 양국은 이웃으로 함께 성장한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한 시점으로 양국 경제협력도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의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규범과 표준의 질서를 구축하는 것과 여러 가지 어려움에 함께 대응하는 것에 대한 양국 간 협력이 절실한 만큼 그동안 쌓아온 양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공동으로 12일 서울과 북경에 각각 모여 온라인으로‘제3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가 영상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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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리커창 총리도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리커창 총리는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양자간 교역 규모가 50억달러에서 3600억달러로 늘어나고 18년간 가장 큰 교역 파트너가 되는 등 서로 의지하며 돕는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는 ‘서른 살이면 가장이 돼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상호 보완의 의미를 발휘해 첨단 기술 제조, 녹색 경제, 빅데이터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FTA 두 번째 단계 협상을 빨리 타결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나아가 세계 산업망, 공급망의 안정에 기여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양측 위원단은 한중 협력을 위한 공동 선언문도 발표했다. 선언문은 민관 대화 활성화를 바탕으로 경제무역 협력을 강화해 양국 관계를 새로이 발전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는 등 한·중 무역관계를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FTA를 비롯해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하에서 공급망 협력을 촉진하고, 동아시아 생산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수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영역에서는 탄소 중립에 대한 정책 교류를 진행하는 등 국제적 협력을 강화한다. 또 민간 교류를 빠르게 회복하고, 대화 플랫폼을 통해 가교 역할을 활성화할 것도 합의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글로벌 경제 상황과 한중 경제발전, 한중 경제무역투자 관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양국의 기업인·전직 관리 대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제4회 대화는 한국측 주최로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