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함 벗고 새옷 입자"..장수 식품 브랜드 변신은 '무죄'

스테디셀러 '리바이탈라이제이션' 활력 바람
농심, 양파링+짜파게티 조합 '짜파링' 스낵 등
기존 대표성 유지하며 유행 반영 라인업 확장
익숙·신선함 공존으로 모든 세대 입맛 공략
  • 등록 2021-07-12 오후 2:34:09

    수정 2021-07-12 오후 4:35:09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식품업계가 자사 장수 브랜드에 변화를 불어 넣으며 리바이탈라이제이션(revitalization·재활성화)을 모색하고 있다. 오랜 시간 친숙한 제품으로만은 자칫 낡고 뻔한 브랜드가 되기 십상이라는 우려에서다.

(왼쪽부터) 농심 ‘짜파링’, 팔도 ‘팔도 비빔칩 시그니처’와 ‘팔도 비빔칩 버터간장맛’, 해태제과 ‘뉴욕치즈케이크맛 에이스’ 스낵.(사진=각 사)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낵·제과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대표적 장수 스테디셀러 제품에 새로운 맛과 디자인 등을 접목하는 라인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대표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활기를 주입해 ‘올드’(old)함이 아닌 ‘클래식’(classic)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전략에서다.

농심은 양파가 짜장면의 주 재료로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 자사 인기 스낵 ‘양파링’과 짜장맛 라면 ‘짜파게티’를 조합한 신제품 스낵 ‘짜파링’을 지난 3월부터 선보이고 있다. 양파링은 지난 1983년, 짜파게티는 1984년 출시한 농심의 대표 장수 브랜드다.

짜파링은 양파의 단맛과 볶음짜장 소스의 짭짤한 맛이 이뤄내는 ‘단짠’(달고 짠 맛)의 조화를 추구한다. 또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양파링의 조직감은 살리면서 한입에 들어가는 미니 사이즈로 만들었다. 농심은 앞서 ‘포테토칩 육개장사발면맛(2019년)’, ‘포테토칩 김치사발면맛(2020년)’ 등 자사 인기 스낵과 라면을 접목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베스트셀러 ‘비빔면’ 라면으로 유명한 팔도는 지난달부터 전국 CU 편의점에 ‘팔도 비빔칩 시그니처’와 ‘팔도 비빔칩 버터간장맛’ 스낵 2종을 새롭게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팔도 비빔칩 시그니처 스낵은 팔도비빔면 양념장 고유의 새콤달콤한 맛을 옥수수 칩에 담아냈고, 팔도 비빔면 버터간장맛 스낵은 간장계란밥에서 착안한 버터간장소스를 이용해 감칠맛을 더했다.

팔도 비빔면은 1984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비빔면 라면으로, 지금까지 소비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으며 시장점유율 60%를 보이는 비빔면 시장 부동의 1위 제품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1억2000만개가 팔렸다. 비빔면 소스를 활용한 ‘불고기비빔장밥’ 즉석 컵밥도 선보였다.

해태제과도 1974년 처음 출시한 국민 크래커 ‘에이스’에 뉴요커 디저트 스타일을 접목한 ‘뉴욕치즈케이크맛 에이스’를 최근 선보였다. 일상에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즐기는 요즘 세대 입맛에 맞춘 ‘젊은 에이스 버전’이다. 실제 해당 신제품 출시 이후 젊은 MZ(밀레니얼+Z)세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판매가

뉴욕치즈케이크맛 에이스는 조직감을 더 바삭하게 만든 크래커에 크림치즈를 더해 특유의 진한 맛과 향을 강조했다. 소금 함량도 절반으로 줄여 치즈케이크의 맛을 최대한 살렸다는 설명이다.

빙그레와 오뚜기가 협업해 선보인 ‘꽃게랑면’(왼쪽)과 ‘참깨라면타임’.(사진=각 사)
브랜드 변화를 위해 경쟁사끼리 손을 잡기도 한다. 오뚜기와 빙그레는 올 들어 자사 라면과 스낵 제품을 믹스(mix)한 협업 콜래보레이션 제품 ‘참깨라면타임’과 ‘꽃게랑면’을 출시했다.

참깨라면타임은 오뚜기 스테디셀러 컵라면 ‘참깨라면’과 빙그레의 또 다른 장수 스낵 ‘야채타임’을 결합한 제품으로, 참깨라면 특유의 매콤하고 고소한 맛을 스낵에 시즈닝했다. 지난 1991년 처음 출시한 야채타임의 특징인 동봉된 ‘토마토 케첩’ 역시 오뚜기 제품이다. 이밖에 할라피뇨와 케첩, 마요네스로 만든 참깨라면타임 전용 디핑소스 ‘할라피뇨 케요네스’도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층의 입맛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다.

꽃게랑면은 빙그레의 인기 스낵 ‘꽃게랑’이 오뚜기의 라면 제조 기술과 만나 탄생한 용기면이다. 지난 1986년 탄생한 장수 과자 꽃게랑이 꽃게의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맛을 담은 라면으로 재탄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과 지속 교감을 위한 장수 식품 브랜드의 변신은 무죄”라며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리바이탈라이제이션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입소문으로 호기심을 이끌어 내고 기성세대와 젊은층 소비자 모두에게 익숙함과 신선함이 공존하는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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