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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후임으로 취임한 뒤 철강협회를 이끌어왔다. 올 2월에는 포스코 회장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0년 2월까지 철강협회장직을 3년 더 수행할 예정이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강협회는 1975년 설립 이래로 포스코 회장이 당연직처럼 협회장을 맡아왔던 만큼 포스코 회장 후임 인선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차기 철강협회 회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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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포스코 회장이 협회장직을 겸직해오고 있다”며 “포스코가 철강업계 맏형 격이고, 협회 회비를 가장 많이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행적인 협회장 승계에 불만이 있더라도 협회를 운영하려면 회비가 필요한 만큼 회원사들도 딱히 할 말이 없더라. 회비 분담률이 많은 포스코 회장을 자연스레 추대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새 포스코 회장 선임까지 후보 검증과 이사회 추천, 주주총회 통과 절차 등을 거치려면 2~3개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협회장 선임까지는 1개월가량 더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협회로서도 권 회장의 중도 하차로 당장 글로벌 통상 압박에 따른 대응과 로드맵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미국 정부의 쿼터제(수입할당) 도입에 따른 가이드라인 마련 등 풀어야할 과제가 산더미인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장을 잃었기 때문이다.
철강협회는 권 회장이 포스코 후임 인선을 마치고 경영 활동을 그만둘 때까지 차기 협회장 선출 작업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권 회장이 사퇴의 뜻을 밝혔지만 곧바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협회장직도 2~3개월간은 유지할 것”이라며 “권 회장이 포스코를 완전히 떠나면 임시총회를 거쳐 새로운 협회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오준 회장은 지난해 세계철강협회(WSA) 부회장에 선임됨에 따라 규정에 따라 올해 회장직을 맡아야 하지만 갑작스런 사퇴로 이 또한 불투명해졌다. 권 회장은 2017 세계철강협회 연례총회 이사회에서 임기 3년(2017년 10월~2020년 10월)의 회장단에 선임됐다. 회장단에 선임되면 1년차 부회장, 2년차 회장, 3년차 부회장의 임기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앞서 김만재 회장과 이구택 회장, 정준양 회장이 세계철강협회장을 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