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지구서 폭력사태 급증…"또다른 전선 형성 우려"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시위대 무력충돌 격화
지금까지 최소 56명 사망…또다른 무장봉기 우려
"가자지구 보고 단념할 것인지 연대할 것인지가 관건"
  • 등록 2023-10-16 오후 3:35:30

    수정 2023-10-16 오후 7:45:3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공습을 지속하면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폭력사태가 급증하고 있다. 가자지구에 이어 서안지구에서 또다른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과 인접한 팔레스타인 도시 라말라에서 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이 충돌했다. (사진=AFP)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이 전쟁을 선포한 지난 7일 이후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서 분노한 유대인 정착민이 팔레스타인인을 공격하거나,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이 무력충돌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두 지역에서 지금까지 최소 56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WSJ은 “이스라엘이 민간인 희생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면서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발이 커졌다”며 “지난주 가자지구에서 2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폭력사태가 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싱크탱크 알샤바카의 야라 하와리 수석 분석가는 “(팔레스타인들의) 슬픔과 분노가 뚜렷하다.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는 (지리적으로는) 따로 떨어져 있지만 별개의 지역이 아니다. 문화적·사회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안지구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 불법적으로 무기를 수입해 비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안보 및 영토 장악력이 약화했음을 의미한다고 WSJ는 짚었다. 하마스와 같은 군사적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서안지구에서도 하마스 요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 지역에선 지배력이 약하지만, 요원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에 항의해 이스라엘군과 정착민에 맞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서안지구에서 하마스 요원으로 의심되는 190명을 포함해 총 330명을 체포했다.

텔아비브대학 모세 다얀 센터 팔레스타인 연구 포럼의 마이클 밀스타인 소장은 “또다른 인티파다(민중봉기)가 반드시 일어난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현재 서안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매우 걱정된다”며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 상황을 보고 (인티파다를) 단념할 것인지, 아니면 연대를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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