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고공행진, '레스토랑 간편식' 수요 폭증

식당 메뉴 레시피를 가정해서 조리해 먹는 RMR 인기
신세계푸드 상반기 RMR 판매량 전년 대비 21% 늘어
''봉밀가 냉면'' ''역전회관 갈비탕'' 인기맛집 메뉴 집에서
원재료 인상-외식비 폭등…"고품질 간편식 수요 늘 것"
  • 등록 2022-07-11 오후 2:56:25

    수정 2022-07-11 오후 2:56:25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외식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집에서도 레스토랑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레스토랑간편식(RMR)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맛집 가기에는 부담이 크고, 고급 음식은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늘어서다. 특히 초복(16일)을 앞두고 삼계탕, 장어 등 집에서 조리하는 간편 보양식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11일 신세계푸드(031440)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명 맛집과 협업으로 출시한 10여종의 RMR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21% 늘어났다. CJ푸드빌도 같은 기간 RMR 매출이 약 2.7배 이상 급증했다.

RMR은 식품업체와 유명 외식 브랜드의 협업으로 집에서 맛집 요리를 즐긴다는 콘셉트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급성장했다. 지난 4월 엔데믹 전환 이후 잠시 주춤했다가 사회 전반적으로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자 다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워커힐 호텔 ‘명월관 갈비탕’(사진=마켓컬리)
실제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6월 냉면·비빔밥·김치찌개백반·삼겹살·자장면·삼계탕·칼국수·김밥 등 8개 외식 품목(서울 기준)의 평균 가격은 연초대비 3.8에서 8.5%까지 올랐다. 이중 자장면의 평균 가격은 6262원으로 연초(5769원)보다 8.5%(493원)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어 칼국수(6.4%), 김밥(6.4%), 냉면(4.7%), 삼겹살(4.7%) 순으로 나타났다.

음식에 들어가는 주요 재료인 밀가루(소맥분) 가격뿐만 아니라 식용유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을 뿐만 아니라 고유가에 따른 식자재 배송비 급등으로 외식비 가격을 부추겨서다. 점심값 폭등을 의미하는 ‘런치플레이션’ 현상으로 편의점 도시락, 샌드위치 등의 판매량도 급증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먹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RMR 쪽으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실제 5년 연속 미슐랭가이드 서울에 선정된 냉면 맛집 ‘봉밀가’에서 ‘평양메밀물국수’를 먹으려면 1인분에 1만1000원을 내야 한다. 첫 라이브 방송판매에서 완판된 신세계푸드 ‘올반 봉밀가 평양식 메밀국수’는 2인분 가격이 1만원대로 현장에서 먹는 만큼은 아니지만 실속을 차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는 유명 외식 브랜드와 협업 제품을 속속 선보인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서울 여의도 소재 한식 다이닝 ‘사대부집 곳간’의 ‘녹두 삼계탕’과 94년 전통의 마포 맛집 ‘역전회관’의 ‘명가 갈비탕’ 등을 협업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특히 프리미엄 레스토랑이나 호텔도 가정 간편식에 공을 들이면서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CJ푸드빌 ‘빕스’는 최근 매장 샐러드바에 선보인 메뉴들 중 고객 반응이 좋았던 메뉴를 엄선해 ‘단호박 찹 스테이크’, ‘소고기 쌀국수’, ‘바비큐 포크 라이스’ 등 RMR 3종을 선보였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이달 초 호텔 쉐프의 레시피를 담은 ‘쉬림프 비스크 리조또’, ‘시그니처 채끝 스테이크’ 및 삼계탕·갈비탕 등 초 프리미엄 간편식을 공개했다. 호텔신라도 쉐프가 직접 만든 육수를 담은 프리미엄 갈비탕과 삼계탕을 내놓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후 식자재비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면서도 “소비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메뉴 가격을 올리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차라리 최근 가정 간편식 수요 증가에 맞춰 인기 메뉴를 간편식으로 출시해 판로를 넓힌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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