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 확진' 노래방 다녀온 교사에 지역 학부모 '발칵'

  • 등록 2021-04-12 오후 3:27:20

    수정 2021-04-12 오후 3:27:2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집단감염이 발생한 노래방을 다녀온 교사로 인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2일까지 12명의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지역 학부모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날 성남시 등에 따르면 해당 초등학교에서는 1학년 교사 A씨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다음 날인 10일 1학년생 8명, 11일에는 4명이 잇따라 감염됐다.

추가 확진 학생 12명 중 10명은 A씨가 담임을 맡은 같은 반이며, 나머지 2명 중 1명은 A씨의 반 학생과 축구 교실에서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2일 지인과 함께 집단감염이 발생한 분당구 노래방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노래방에선 지난 6일 서울 양천구 거주 이용자 1명이 확진된 뒤 12일 0시 기준 노래방 업주, 이용자, 도우미 등 모두 3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지역 맘카페에선 해당 초등학교 교장의 문자 메시지가 확산하며 분노를 키우고 있다.

메시지에는 “무슨 말씀을 드려도 납득이 안되시겠지만 제가 파악한 내용을 말씀드리겠다”며, A씨가 노래방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담겼다.

그 내용에 따르면 A씨는 금요일인 2일 노래방을 방문한 뒤 주말을 보내고 5일과 6일 학교에 출근했다. A씨는 7일 조퇴했는데, 당일 노래방 업주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다음 날인 8일 A씨는 병가를 내고 방역당국의 연락을 받아 검사를 받았고 9일 확진자로 확인됐다.

교장은 “5일과 6일 교실에서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한 것이 결과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지만, 선생님 입장에서는 5일과 6일 몸에 이상이 크게 없었고 방역당국의 통보도 없었기 때문에 출근을 했다”며 “확진자 접촉 장소가 처음에는 식당이라고 알고 있는데, 노래방으로 확인되어 학부모님들께 실망과 우려를 끼쳐 드린 점 정말 죄송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역 맘카페에선 지역으로 번질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맘카페의 회원은 인근 지역 학원들을 나열하며 확진 학생들과 동선이 겹쳤을까 걱정을 나타냈다. 또 다른 맘카페 회원은 “지금 해당 지역은 쑥대밭이 되었다. 식당도 아니고 노래방이라니”라고 분노했다.

성남시와 방역당국은 A씨 확진 직후 해당 학교에 임시 선별검사소를 설치하고 학생과 교직원 등 1355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125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10명은 검사 중이고 83명은 검사를 할 예정이다. 또 접촉자로 분류한 98명 가운데 95명은 자가격리, 3명은 능동감시 조치했다.

해당 학교는 등교수업을 중단했고 인근 학원들은 강의를 연기했다. 인접한 다른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들도 단축 수업 방침을 밝히는 등 주변 학교·학원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시와 방역당국은 확진 교사와 학생들의 동선과 접촉자 등을 파악하기 위한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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