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고령 현역작가인 하반영(97) 화백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진행하는 ‘찾아가는 예술인 복지’ 첫 수혜자로 선정됐다(사진=한국예술인복지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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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다 늙어 삶을 정리할 시점에서 수혜를 받는 것이 한편으로 부끄럽지만 후배들에게 본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받겠다.”
국내 최고령 현역작가인 하반영(96) 화백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하 재단)이 진행하는 ‘찾아가는 예술인 복지’ 첫 수혜자로 선정됐다. 하 화백은 지난 29일 재단을 통해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예술인 복지사업이 시작된 것은 참으로 의미 있고 기쁜 일”이라며 “더 많은 후배 예술가들이 이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품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 화백은 2013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후 올해 초 임파선으로 암이 전이돼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별다른 수입이 없어 기초노령연금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재단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예술인을 찾아 지원한다는 취지로 지난 3월 시작한 이 사업대상자로 선정, 심사를 거쳐 하 화백을 긴급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하 화백은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매달 100만 원을 지원받게 된다.
하 화백은 조선미술전람회 최고상(1931)과 광복 후 국전 7회 입선을 비롯해 프랑스 꽁빠레종 살롱 금상 등을 수상한 예술가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그는 창작에 열정을 쏟고 있다. 하 화백은 최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내 평화화랑에서 ‘열정’이란 주제의 개인전도 열었다. 이런 그의 예술활동을 기념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는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에는 그의 이름을 건 상설전시코너가 마련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 150% 이하인 예술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청자격이 되지 않아도 질병·재난 등으로 위기 상황에 놓여 있는 예술인은 지자체나 단체의 추천을 통해 지원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재단 홈페이지(www.kawf.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