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 등 펀더멘털이 튼튼해 위험 대상에선 빗겨가고 있지만, 국제금융시장 전체로 번지는 위험회피 성향(신흥국 통화 약세, 엔화 강세)에 달러-원 환율도 치솟고 있다. 다만 일부에선 시장 반응이 과도하단 지적이 나온다.
엿새간 24원 급등..1090원대까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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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오는 FOMC회의에서 양적완화(QE)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 축소할 것이란 전망에 신흥국 금융불안이 국제금융시장에 엄습하면서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로 인해 골칫거리였던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올 초만 해도 105엔까지 올랐으나 102엔대로 떨어졌다.
FOMC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추가 축소할 경우엔 신흥국 불안이 가중되면서 원화 약세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적완화 규모가 기존대로 유지되더라도 안심하긴 이르단 지적이다. 손 연구원은 “중국 신용문제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팔 팀장은 “FOMC회의 이후 차익실현성 달러 매도가 나올 확률이 높다”면서도 “이후엔 재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급했던 주가상승·원화강세, 조정은 당연.. ‘신흥국 불안’이 빌미?
다만 신흥국 금융불안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많다. 전승지 연구원은 “긍정적인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달러-원 상승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지난 26일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일부 신흥국 불안이 전체로 파급되는 과정에서 ‘신흥국 동조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시장 반응이 과도하단 지적도 나온다. 주가가 빠르게 오르고, 환율 하락 폭이 커 조정이 필요한 시기였는데 때마침 신흥국 금융불안이 빌미가 되고 있다는 것. 변동성이 작았던 외환시장에 이를 계기로 돈을 벌려는 움직임이 변동성을 더 크게 키우고 있단 분석이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 부장은 환율 급등에 대해 “전세계 금융시장이 위험회피 성향이 나타나므로 거기에 따라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면서도 “조정이 필요한 시기에 신흥국 불안이 빌미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50원이 깨진다고 했다가 거꾸로 109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하는 등 너무 일희일비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