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오는 8일 미국, 멕시코 등 일부 지역에서 역대급 개기일식이 관측될 예정인 가운데 국제학술지 네이처까지 개기일식 관련 연구에 주목했다. 통상적인 개기일식이 최대 2~3분 동안 관측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이번 식은 4분 30초 가량 진행되고, 주요 도시를 관통한다는 점에서 태양 연구 발전을 이뤄낼 기회로 학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이번 개기일식은 북미 지역을 가로질러 현지에서는 태양 광구를 가리는 모습을 통해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자료=한국천문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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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북미 연구자들은 태양 코로나(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 영역)를 연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태양 연구에서 가장 대표적인 난제는 코로나 온도 가열과 태양풍 가속의 원리이다. 태양은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나아갈수록 온도가 낮아지지만, 바깥 대기 부분인 코로나에서는 오히려 수백만 도까지 가열된다. 태양 표면에서 초속 수십 km 정도의 태양풍이 코로나를 지나 지구 근처에서는 초속 수백 km로 가속된다.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을 가리는 현상으로 태양의 전체를 가리면 개기일식이다. 이번 개기일식은 미국 텍사스주 람파사스시 기준 8일 12시 18분부터 14시 58분까지 2시간 40분간 진행되며 태양이 완전히 가리는 개기식 기간은 4분 26초이다. 올해는 평소 태양의 밝은 광구 때문에 관측이 불가능한 대기층을 선명하게 볼 수 있고, 태양 활동 극대기와 겹쳐 태양의 자기장이 세져 흑점 등 코로나의 복잡한 구조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에서는 대략 18개월에 한 번씩 개기일식이 일어나는데 주로 사람이 거의 없는 외딴 지역을 가로지르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미국, 멕시코 등 주요 도시를 관통하며, 마지막으로 북미 지역을 지나간 개기일식은 7년 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뜨겁다.
미국 하와이대 연구팀은 일식 기간 동안 태양 광구가 가려지기 때문에 태양 채층을 분석할 계획이다. 광구 위에서 보이는 하층대기인 채층부터 상층대기인 코로나까지 관측할 예정이다. 밝은 불기둥인 홍염 속 플라즈마가 어떻게 코로나와 상호작용하는지도 파악할 계획이다. 미국의 연구단인 Airborne Coronal Emission Surveyor 연구팀은 상공 구름 위에 비행기까지 띄워 코로나의 자기장 강도와 이온 구성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네이처는 “많은 코로나 과학자들에게 이번 일식은 처음도 아니고 아마도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면서도 “이번 일식은 몇 분 동안의 마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진이 현지로 떠나 연구를 할 예정이다. 천문연은 이번 일식 때 미국 텍사스주 람파사스시와 리키시에 두 팀의 관측단을 파견해 개기일식 때 관측할 수 있는 태양의 바깥 대기 부분인 코로나를 연구하고,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개발한 국제우주정거장용 코로나그래프의 핵심 연구를 위한 지상 관측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