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사용후 배터리 해상 운송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용역’을 이달 7일 발주했다. 사업 수행은 한국해사위험물검사원이 맡는다. 이번 연구용역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이차전지 전주기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추진됐다. 정부는 핵심 광물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후 배터리 관련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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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는 국제해사기구(IMO)에서 부여하는 국제해상위험물규칙(IMDG)에 따라 위험물질(Class 9)로 분류된다. 배터리를 항공이나 해상 또는 육상으로 운송하려면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시험요약서 등을 의무 제출해야 한다. 다만, 국내 운송은 의무 사항이 아니며 일부 과정을 생략할 수 있도록 기준을 다소 완화했다.
실제 전기차가 활성화된 제주도는 이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주도 내에서 수집한 사용후 배터리는 재활용하거나 육지로 이송해야 하지만, 도내 재활용 업체가 없고 육지로 이송 시 화재나 폭발 위험이 있어 제주테크노파크에 보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제주테크노파크에 보관 중인 사용후 배터리는 재제조·재사용 181대, 재활용 100대 등 총 281대에 달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내·외 해상 운송 규정이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주들의 두려움과 불안감이 커 관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사용후 배터리를 좀 더 안전하게 운송할 방법을 연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가이드라인에는 사용후 배터리 포장 용기 기준과 위험물 표기 방법, 화재 발생 시 대처 방안을 비롯해 선주에게 사전에 고지할 목록 등이 일목요연하게 담길 예정이다. 가이드 마련에는 약 6개월이 소요되며 연내 배포가 가능할 것으로 해수부는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국내 대표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성일하이텍(365340) 관계자는 “그동안 화재 위험 탓에 선사에서 사용후 배터리 운송을 거부하거나 운송비, 보험료 등을 높게 책정해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운송 효율화 방법을 찾을 수 있어서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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