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내고 “SM엔터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최대 35% 공개 매수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서 제시한 가격(12만원)보다 25% 높다. 들어가는 돈만 1조2500억원 이상. 카카오엔터가 지난 1월 사우디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받은 투자금(1조2000억원)과 맞먹는다.
계획대로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SM 지분을 총 39.9%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날 카카오 측이 4.91%의 SM 지분을 사들인 사실(카카오 3.28%, 카카오엔터 1.63%)도 처음 공개됐다. 지난달 27일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가 “카카오와 협의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뒤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모은 것이다. 카카오의 공개 매수 결과는 ‘결제일’인 오는 28일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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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가 25% 더 부른 카카오…“SM IP 포기 못해”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사업은 스토리, 미디어, 뮤직 등 크게 세 갈래다. 스토리 부문은 1만개가 넘는 오리지널 IP를 가지고 있고, 미디어의 경우도 기획·제작·유통 등 영상 콘텐츠 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춰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영화 ‘헌트’ 등 히트작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에 비해 뮤직 부문은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있는 IP가 많지 않다. NCT, 에스파 등 막강한 아티스트, 음원 IP를 보유한 SM이 필요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을 보자면 부족한 부분이 뮤직이었고, 파트너를 찾은 게 SM”이라고 했다.
카카오도 이날 입장문에서 “SM엔터의 아티스트들이 가진 탁월한 경쟁력에 강한 신뢰를 갖고 있다”며 “양사가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K컬처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음악 IP 강화를 넘어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카카오의 기술과 SM의 IP를 결합한 시너지까지 기대하는 것이다.
공개 매수 ‘참패’ 하이브 대응은…소액주주 ‘표심’도 관건
전날 하이브가 공시한 공개 매수 결과를 보면, 하이브가 공개 매수를 통해 얻은 SM 지분은 1%(0.98%)도 안 된다. 주당 12만원 공개 매수를 통해 지분 25%를 사들이려던 계획이 실패로 끝난 셈이다. 결과적으로 하이브가 가진 SM 지분은 현재 19.43%에 그친다.
이에 하이브가 재차 공개 매수에 들어갈지, 우군을 확보할지 등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모건 스탠리를 주관사로 최대 1조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4.32%)·KB자산운용(3.83%) 등 기관 투자자와 컴투스 등 주요 주주들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SM 지분 4.2%를 들고 있는 컴투스 측은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예측 불허의 상황인 만큼,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의 ‘표심’이 SM의 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 미만을 가진 SM 소액주주들의 지분은 60% 이상으로 전해진다. 어느 쪽이 주총에서 더 많은 소액주주를 설득하느냐도 관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