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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암호화폐 시장 열기가 갈수록 더해지면서 급기야 주식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 수급상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증시에서 개인들의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 개인은 지난 13일부터 9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기록했고 순매도 금액만 3조원을 넘어섰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최근 일주일 동안 2조원 가까이 주식을 팔았다. 매년 연말이면 이른바 `슈퍼 개미`들이 양도소득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일부 주식을 파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올해는 매도 규모가 예년에 비해 수배에 달하고 있다.
반면 암호화폐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는 11월 한달 동안 56조원 가량 거래됐다. 이는 전월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달 들어서는 암호화폐 거래 인원이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금이 하루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코스닥이 암호화폐 시세와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암호화폐 시장에 개미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코스닥 시장에 수급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에 존재하는 투기성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라며 “최근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도 예상보다 수위가 낮게 나오면서 코스닥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