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흥 금강산기업인협회(이하 금기협) 회장은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는 의미있는 해이면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지도 만 7년이 되는 해”라며 “올해를 넘기면 정말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털어놨다.
예상치 못한 불의의 사고 이후 “이제 곧…” 하며 기다린 세월이 벌써 7년이다. 박왕자씨 피습 사건 이후 남북 관계 경색, 정권 교체, 5·24 조치(대북 제재) 등이 이어지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의 길은 점점 더 안개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회장은 “처음에는 시위도 하고, 정부에 탄원서도 넣었다. 국회의원이나 정부 관계자들과 계속해서 면담도 하고 있다”면서 “다들 어려운 상황은 이해한다면서도 이번 정권에서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며 답답해했다.
지난 7년 ‘희망 고문’이라도 없었다면 조금 더 빨리, 손해를 덜 보고 탈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최요식 금기협 명예회장은 “7년 동안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는데 세차례에 걸친 대출금을 1년 안에 소진해야 한다는 규정에 묶여 대체 사업을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도 없었다”면서 “근근이 운영비와 대출금 이자를 갚기위해 소진하고 빚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대아산을 제외하고 금기협 49개 업체가 금강산에 투자한 돈이 1933억원이고, 사업 중단 7년 총안 매출 손실액은 8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금기협 측의 가장 큰 바람은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 회담을 조속히 실시하는 것이다. 남북 관계 등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금강산에 투자한 자산을 정부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해 달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한편 금기협은 현재 금강산 내 사업시설 점검차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7년 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해서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모른다. 관광이 재개된다고 해도 보수공사와 재투자 등을 위한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