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위안화 거래 시작…글로벌 기업 IPO 늘 것"

[인터뷰]유태석 홍콩증권거래소 전무
"향후 中본토 투자자도 위안화거래 허용"
"해외기업 투자까지 확대되면 본토자본 대거 유입"
  • 등록 2023-07-12 오후 5:07:32

    수정 2023-07-12 오후 7:37:21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지난달 시작한 홍콩달러-위안화 이중통화 거래는 해외 투자자에서 중국 본토 투자자들로 곧 확대될 것입니다. 차후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의 외국 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되면 결국 이들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의 홍콩 기업공개(IPO)가 늘어날 것입니다.”

유태석 홍콩증권거래소 전무가 5일 홍콩 센트럴 홍콩거래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겨레 기자)
유태석 홍콩증권거래소 국제시장고객개발본부 전무(MD·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증권거래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에서 15년, 홍콩증권거래소에서 11년을 근무한 자본시장 전문가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지난 6월19일 홍콩달러-위안화 이중통화 거래를 시작했다. 지금은 해외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텐센트 등 24개 종목을 거래할 때만 해당되지만, 향후 중국 본토 투자자들로 대상이 확대된다. 중국과 홍콩 금융당국은 향후 위안화 거래 종목을 늘리는 한편 중국 본토인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까지 위안화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그동안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 투자하려면 위안화를 홍콩달러로 환전해야 했고, 투자 가능 종목도 중국 기업에 한정됐다. 이는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되는데다 매 거래일 장 종료 이후에야 환전 금액을 알 수 있고 환전 한도도 1년에 미화 5만달러(한화 약 6450만원)에 불과하다는 문제점이 있어 거래가 원활하지 않았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위안화 표시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되면 홍콩 증시는 더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까지만 해도 전세계 IPO 공모금액 1위를 차지했던 홍콩거래소는 △2020년 2위 △2021년 4위 △2022년 3위로 하락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거치며 주춤했다.

그러나 여전히 홍콩 금융시장은 건재하다는 게 유 전무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수년간 코로나19 관련 규제 때문에 자금이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빠져나갔다고 하지만 여전히 주식·예금·보험·펀드 등 전체 금융시장 규모를 보면 홍콩이 (싱가포르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기준 홍콩과 싱가포르 증시 시가총액은 각각 4조5500억달러(약 5900조원), 6120억달러(약 795조원)였다. 지난해 6월 기준 역외 위안화 결제의 74%가 홍콩에서 이뤄진 반면 싱가포르의 비중은 4%에 그쳤다.

중국 본토 투자금이 본격적으로 홍콩 증시에 유입되고, 해외 기업 투자도 할 수 있게 되면 글로벌 기업들의 홍콩 증시 상장도 늘어날 전망이다. 유 전무는 “위안화 표시 주식 거래가 활성화된다는 것은 결국 외국 기업이 홍콩에서 중국 자본을 더 쉽게 조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며 “홍콩은 세계 자본시장에서 중국 본토 은행 및 거래소와 가장 효율적으로 연결된 곳이다. 앞으로 위안화 국제화와 함께 좀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태석 전무는…

△미국 노트르담대 △미국 일리노이공대 경영학 석사(MBA)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아시아 세일즈 책임자 △홍콩증권거래소 국제시장고객개발본부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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