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당 지지율 55%,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60%를 목표로 일분일초 허투루 쓰지 않고 뛰겠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야심차게 내세웠던 취임 일성은 당권을 잡은 지 보름 만에 빈말이 될 위기에 처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힘 37.0%, 더불어민주당 46.4%로 조사됐다. 양당 간 지지율은 오차범위를 벗어난 9.4%포인트로 벌어졌다. 윤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2.1%포인트 내린 36.8%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지율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새 지도부 출범 후 주69시간제를 둘러싼 정책 혼선, 대일 굴욕 외교 논란,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발언 등 정부·여당에 불리한 이슈가 잇따라 터졌다. 그럼에도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민주당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상황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단순히 ‘악재의 연속’ 때문만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새 지도부가 초기 방향 설정을 제대로 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여당은 야당의 일견 타당한 비판조차 수용보다는 맞대응으로 일관했다. 주69시간제 논란은 “가짜뉴스 탓”으로 치부했고, 대일 굴욕 외교 논란은 “닥치고 반일 행태”라며 되레 역정을 냈다. 국민은 새 지도부에 여당다운 모습을 기대하지만, 정작 여당은 대야 공세와 철벽 방어에만 몰두하며 국민을 피로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고물가·고금리에 경기 침체, 수출 부진으로 민생은 팍팍하고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 이제라도 서민경제와 기업경제 활성화를 위한 건설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여당이 오늘 민생희망특별위원회(가칭)를 띄우고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김기현 대표도 “한두 번의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민생 해결사”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킬 때 국민도 여당을 믿고 지지할 것이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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