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한화·효성 '3세 경영' 본격화…신사업 준비 속도

한화 김동관·HD현대 정기선 사장 등 사내이사 선임
그룹 내 영향력 강화·미래 성장 동력 확보 전망
조현준 효성 회장.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 맡아
  • 등록 2022-03-30 오후 3:55:46

    수정 2022-03-30 오후 9:36: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한화·현대중공업·효성 등 주요 기업들이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총수 일가 후계자들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른바 ‘3세 경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그룹 미래를 책임질 신(新)사업을 주도하며 차세대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왼쪽)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지난해 9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3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000880)는 지난 29일 진행한 주주총회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지난 2020년 한화솔루션(009830) 사내이사로 임명된 이후 같은 해 10월 대표이사가 됐다. 지난해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사내이사로도 새롭게 선임됐다.

김 사장이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한화 이사진에 합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선 김 사장이 ㈜한화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그룹 내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한화솔루션(36.10%)·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한화생명보험(18.15%)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그룹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와 우주 사업 등 주요 신사업을 이끌 전망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9월 국내 수소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창립총회에 그룹 대표로 참석하며 수소 경제에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또 그룹 내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스페이스 허브’에서도 팀장을 맡고 있다.

이에 앞서 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267250)) 사장도 지난 22일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 대표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28일엔 그룹 지주사인 HD현대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정 사장은 현대가(家) 3세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대 주주인 정몽준 이사장이 2002년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이후 권오갑 회장 등 전문경영인들이 회사 운영을 도맡아왔다. 그러나 정 사장이 권 회장과 함께 HD현대 각자 대표를 맡게 되면서 그룹의 ‘전문 경영 체제’가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 사장은 미래선박·수소연료전지·디지털·헬스케어 등 미래 핵심 사업 성장을 위해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서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Future Builder·새로운 미래의 개척자)가 돼 지금까지와는 다른 성장을 만들겠다”며 기술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제공=효성)
아울러 효성그룹에선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이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그룹 내 영향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 17일 그룹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298020)효성첨단소재(298050) 사내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됐으며, 지주사인 ㈜효성(004800) 사내이사로도 재선임됐다.

효성 측은 “조 회장은 검증된 경영 능력과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선제 투자와 그룹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주도해 지난해 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며 “그룹 전반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책임 경영 등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은 만큼 고객과 주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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