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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는 우리에게는 낙농국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 나라의 중추적인 산업은 제약이다. 세계적 인슐린 제조업체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우울증 및 정신분열증 치료제 회사 룬드백(Lundbeck), 건선치료제 업체인 레오파마(LEO Pharma)등이 대표적인 덴마크가 자랑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다.
이들 기업을 포함 전체 덴마크 제약회사들이 신약 개발에 쏟아붓는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전체 덴마크 민간 R&D의 3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제약산업은 덴마크 경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구대비 제약업의 민간투자 규모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를 차지한다.
메디콘 밸리는 덴마크 동부와 스웨덴 남부를 아우르며 두 나라의 제약산업을 이끄는 핵심 산업기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메디콘 밸리에는 1500여개의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들이 입주해 있다.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만 4만6000여명에 이른다.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전체 제약회사들 가운데 60%가 이 메디콘 밸리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들 기업이 올리는 매출은 덴마크와 스웨덴 두 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0%가 넘을 정도로 두 나라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덴마크 정부는 이 지역의 학계와 제약기업간 임상시험 및 연구협력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면서 제약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메디콘 밸리의 숙련된 노동력과 첨단 연구 인프라에 힘입어 덴마크는 1인당 임상시험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덴마크에서 등록된 임상시험 건수는 모두 199건에 달했다.
메디콘 밸리에 자리한 제약사들은 이 지역에 위치한 대학들이 활발하게 생명공학 연구를 할수 있도록 매년 막대한 금액을 기부하면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여기에 노보 노디스크, 룬드백 등 덴마크의 대표 제약사들은 각자 바이오벤처 및 제약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병행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덴마크의 중추신경질환치료제 전문 바이오벤처인 콘테라파마의 토마스 세이거 대표는 “제약사들이 바이오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펀드를 운영하고, 대학에서의 신약연구등을 전폭 지원하는 것이 덴마크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덴마크 정부 또한 지난 2018년에 연구 개발 프레임 워크, 노동 접근 및 사업화, 국제 승인 및 판매 등 6개 분야를 중점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생명과학 성장계획을 수립하고 제약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