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본격화…'약'도 영향 받나?

일본산 의약품 국내 5위 수입 규모
원료 수입해 제품 수출…상보 관계
수출 막으면 자신들도 타격
건강에 직결…불매운동 영향 없을 듯
  • 등록 2019-07-16 오후 2:33:55

    수정 2019-07-18 오후 4:30:42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 1위인 ‘아리셉트’. 일본 에자이의 약이다.(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산 원자재 수출 규제로 반도체 등 국내 제조업이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의약품 분야는 당장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산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3억 336만 달러로 중국산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일본으로의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2억 8592만 6000달러로 2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완제의약품까지 포함하면 수입액은 5억 7002만 9000달러로 수출액(4억 5588만 5000달러)보다 1억 1414만 4000달러 더 많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정한 수출 통제 대상 품목 중 백신, 병원성 유전자, 독소 등 생화학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의약품이 포함돼 있다. 이를 제외한 대다수 원료 및 완제 의약품은 수출 통제 품목이 아니다. 한 일본계 제약업체 관계자는 “규제 대상 품목에 의약품이 빠져 있기는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장기적으로 어떤 결정이 날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지만 의약품의 특수성에 비춰볼 때 일본이 의약품 수출에 제동을 걸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원료의약품 제조사를 바꾸면 원료의약품등록 정보 변경 등 뒤따르는 서류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우리는 각각 수입한 원료의약품으로 완제의약품을 만들어 수출을 하는 공생관계”라며 “한 쪽에서 원료의약품 수출을 막으면 완제의약품 수입에 차질을 빚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계 제약사 중 국내 1위인 아스텔라스의 대표품목 ‘하루날디’.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쓴다.(사진=이데일리)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당장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건강과 직결돼 있어 특별한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 한 바꾸기가 쉽지 않다.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특히 일본 체형, 대사반응 등 신체조건이 한국인과 비슷한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자료들이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다”며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쉽게 약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의약품을 앞세운 일본계 제약사들은 국내에서 2000억원대의 매출을 비롯해 두자릿수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치매치료제 ‘아리셉트’(에자이)의 올해 1분기 처방규모는 205억원으로 전체 전문의약품 중 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하루날디’(아스텔라스)는 같은 기간 1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들 약은 각각 대웅제약(069620)보령제약(003850)이 국내 판매를 담당한다. 이외에도 대웅제약은 다이이찌산쿄의 고혈압치료제 ‘세비카’를, 제일약품(271980)은 다케다의 위궤양치료제 ‘란스톤’ 당뇨치료제 ‘액토스’를 판매한다. JW중외제약(001060)은 일본 쥬가이제약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악템라’의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일본 제약사들은 국내 제약사와 공동프로모션으로 약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을 규제하면 이들 일본 제약사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섣불리 수출규제 카드를 꺼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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