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멍 부회장의 연행 이후 중국 내 반미 감정이 고조되자 중국 당국이 무역협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멍 부회장이 캐나다 벤쿠버에서 체포된 이후, 중국은 테리 브랜스테드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를 하고 석방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관영언론에서 이를 비판하기 시작하며 중국 내 반미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멍파이기술은 멍 부회장의 체포 이후 ‘애플 아이폰을 사는 직원은 상여금을 깎는 대신 화웨이와 같은 중국 국산 스마트폰을 사면 제품값의 15%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사뿐만 아니라 쓰촨·후난·산시성 등에서도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화웨이를 지지하며 미국산 제품을 불매하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담당 부서들은 화웨이 사태와 무역갈등은 무관한 사안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멍 CFO의 체포를 비판하면서도 무역협상에 대해서는 “양측이 정상 간 이뤄진 합의를 실행하기 위해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화웨이 CFO의 체포는 무역협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면서 “(화웨이는) 내가 작업하는 것(무역협상)과 완전히 분리된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당시) 멍 부회장의 체포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 전문가 역시 중국이 화웨이 건으로 협상을 중단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자칫 반격을 했다 오히려 사태가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기업인은 화웨이 건으로 중국 정부가 보복에 나설 경우 중국에서의 사업 리스크를 더욱 키워 중국에 결국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대기업들과 은행들도 미국의 관리 리스트에 등재돼 있다”면서 “이번 일이 잘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이 같은 조처를) 이후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