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재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금리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면서 언급한 베이베스텝이 사실상 흔들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계적인, 소위 징검다리 금리 인상이 베이비스텝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높은 물가 오름세를 여전히 강조하면서도 일단 `이달은 쉬어가자`고 판단한 데는, 내심 물가가 지난 3월 이후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대내외 하방위험”에 물가는 잠시 “물가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기준금리 정상화로 가야 한다.”
김 총재의 목소리는 확고하게 들렸다. 다만 전제가 있었다. 모든 상황을 `세심하고 신중하게` 본 결과 당장 물가 하나만을 보기에는 대내외적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일단 쉬어가자”는 것이었다.
이어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결정을) 매달 하기 때문에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대외적인 위험 요인과 내부적으로도 저축은행을 포함한 상당한 내부 위험요인이 있기 때문에 (일단)현 수준에 머물러서 앞으로 (상황을)보자는 것이 이번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문제에 대한 고려도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5.1 부동산대책`이 판단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금통위에서 중요한 정책인데 고려되지 않는 것은 없다”고 전제하고 “부동산, 건설투자는 우리나라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5.1부동산대책에 대해 나름 충분한 고려를 했다”면서 “다만, 특정 정책 하나하나를 자꾸만 (금리 인상 여부와) 연결시키다보면 나중에 잘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려는 했지만 `고려 대상 중 하나`였다는 부연이다.
또 급락한 유가도 동결에 힘을 보탠 것으로 파악된다. 김 총재는 최근 급락한 유가에 대해서도 투기목적과 신흥국 수요증가 등으로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계속 높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경제전망 수정치에서의 밝힌 유가전망(배럴당 105달러)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 말 했잖아 `기계적 격월 인상은 없다`고 그는 지난 11월부터 해오던 징검다리 인상 기조가 깨진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반박했다. 김 총재는 “금리 정상화 방향은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지만 `징검다리` 식의 기계적 인상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베이비스텝이 기계적인 인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미 지난달 언급했었다”고 상기시켰다.
시장과의 소통부재 지적에 대해서도 “한번도 금리정상화의 방향에 대해 어긋나는 얘기를 한 적은 없었다”면서 “매달 금통위에서 우리한테 주어지는 최선의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속도와 폭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