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父 위해 ‘쓰리잡’ 뛰던 남학생..“대학 갑니다”

생계 책임지며 진학 포기한 이용일군
최근 검정고시 합격, 대학까지 진학해
“후회 없이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 등록 2025-01-02 오후 2:31:54

    수정 2025-01-02 오후 2:59:27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몸이 아픈 가족을 돌보기 위해 고등학교 진학도 포기하고 하루 15시간씩 ‘쓰리잡’을 하던 소년가장 이용일군(18)이 최근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일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과 YTN 보도에 따르면 최근 용일군은 고졸 검정고시 합격 후 대학 응급구조학과 합격 통지서까지 받았다.

사진=월드비전 유튜브 채널
생계를 책임지느라 고등학교는 진학하지 못했지만, 또래보다 1년 일찍 대학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용일군의 사연은 지난 2023년 8월 월드비전을 통해 처음 알려지게 됐다. 용일군의 할아버지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면서 동시에 암 투병 중이었으며, 아버지는 교통사고 이후 뇌출혈을 겪고 지적장애를 얻게 됐다.

당시 16세였던 용일군은 세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터에 나섰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택배 배달, 식당 아르바이트, 야간 경비까지 하루에 15시간을 꼬박 일했다. 이 외에도 선팅 업체, 물류 창고 관리, 편의점 알바 등 어린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을 해왔다.

시간이 없어 식사는 김밥과 컵라면으로 채울 수 밖에 없었으며, 고된 근무 탓에 고등학교 진학은 포기해야만 했다.

더욱 무거운 소식도 전해졌다. 뇌병변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던 용일군의 아버지는 생계에 보탬이 되려 배달 오토바이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해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났다.

사진=YTN 캡처
하지만 용일군은 힘든 상황 가운데에서도 꿈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마침내 대학에 가게 됐다. 용일군은 YTN에 “(응급구조사가) 영웅 같아 보였다”며 “아무리 몸이 힘들고 아파도 그분들만 있으면 전 언제든 병원에 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학도 가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면 이 밑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또 용일군은 지난달 3일 공개된 월드비전과의 인터뷰에서는 “거의 3년만에 학교에 다시 발을 들이는 거라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면서도 “그래도 원하는 길이고, 지금까지 쫓아왔던 길이니 후회 없이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작년과 재작년 바쁘게 살 때는 미래를 생각 안 했다. 비관적인 생각도 많았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꿈을 꾸게 되고, 또 그 꿈을 쫓아가게 됐다”며 “어떨 때는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겠거니’, 또 언젠가는 ‘소방관이 되었겠거니’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