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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본딩은 반도체 집적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된 패키징 방식이다. 통상 반도체를 쌓을 때 각 칩 사이에 ‘범프’라는 미세 부품을 넣어 칩을 연결하는데, 하이브리드 본딩은 이러한 범프 없이도 칩을 이어붙이는 방식이다. 칩에 금속과 절연체를 채워 넣은 뒤 금속은 금속끼리, 절연체는 절연체끼리 결합시킨다. 범프 없이 칩을 바로 붙이는 만큼 반도체 전체 두께를 줄일 수 있는데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발열을 줄이는데 유리하다.
패키징 방식 중 하나인 하이브리드 본딩은 인공지능(AI) 효과로 HBM이 뜨면서 덩달아 급부상했다. 차세대 HBM4 중 16단 제품은 하이브리드 본딩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400단 이상 낸드에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는 데이터를 기록하는 공간인 셀을 여러 층으로 쌓으면서 적층하는데, 이때 셀 구동 회로영역인 페리페럴(페리) 위에 셀을 쌓는다. 한 장의 웨이퍼 안에서 셀과 페리를 쌓는 방식이다. 그러나 셀을 높이 쌓는 과정에서 열과 압력에 의해 페리가 손상될 위험이 커졌다.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하면 셀과 페리를 서로 다른 웨이퍼에서 구현한 뒤 두 장의 웨이퍼를 붙이는 식으로 셀을 적층한다. 셀을 먼저 쌓은 뒤 페리를 나중에 붙여 페리 손상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차세대 D램으로 불리는 3D D램 역시 하이브리드 본딩을 통해 만들어질 전망이다. 3D D램은 D램의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 중인 기술이다. 수평으로 쌓던 D램 셀을 낸드처럼 수직으로 적층하는 콘셉트다. 3D D램은 페리와 셀 웨이퍼를 따로 만든 뒤 하나로 붙이는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은 원래부터 고안돼 있던 패키징 기술”이라며 “HBM뿐 아니라 차세대 메모리를 선점하기 위해서도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