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 못 해 이번엔 다른 통증의학과를 찾아갔다. 초음파검사를 해보더니 허리디스크(요추간판탈출증) 초기이면서 척추관협착증도 의심된다며 신경차단주사를 1주일 간격으로 4번 맞으면 좋아질 것이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이 치료 역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증상은 점점 심해져 오후가 되면 다리가 터질 것처럼 아팠다.
한 친구는 하지정맥류가 의심된다며 이런 것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다리에 튀어나온 혈관이 없어서 하지정맥류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반신반의하며 강남의 유명한 하지정맥류 전문병원 두 곳을 찾아갔다. 두 병원 모두 양쪽 다리에 하지정맥류가 있으니 수술을 해야 한다며 실손보험에 가입했냐고 묻더니 수술비가 1800만원에 달한다고 일러줘 깜짝 놀랐다.
바가지를 쓰는 게 아닌가 싶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서울 강남에도 400만원 안팎에 시술하는 곳이 있었다. 지방이나 서울 부도심에서는 이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하지통증과 불편감의 90%가 근육통이 원인이고 하지정맥류는 그 나머지의 일부를 차지할 정도로 흔치 않다”며 “근육통만 있다면 초음파 혈류검사 상 정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척추질환이나 하지정맥류가 아닌 하지근육통의 상당수 원인은 좌골신경통”이라며 “이런 경우에는 소염진통제나 신경주사보다는 통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전기자극치료가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유리하고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심 원장은 “모든 통증질환과 염증질환의 시작은 세포내 음전하가 부족해 전기에너지가 고갈된 탓”이라며 “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신경주사에만 의존하면 효과는 일시적이고 세포의 활성도는 점차 약해져 나중에는 과량을 투여해도 효과를 얻지 못하는 내성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