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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CEO, 피차이 CEO, 쿡 CEO는 각각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베이조스 CEO는 이번에 처음으로 증언대에 서게 되는 것이다. 네 명의 CEO가 의회 청문회에서 동시에 자리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청문회는 미 하원 법사위가 그동안 진행해 온 반독점 조사에 따른 것이다. 미 하원 법사위는 지난해 6월부터 이들 IT공룡들의 시장 지배력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법사위는 4개 업체가 독점적 시장점유율을 남용해 경쟁사들에겐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협력업체들에겐 기술·인력·정보 탈취, 가격 인하 압박, 마케팅·광고 비용 지출 강요 등을 일삼아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청문회는 당초 2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흑인 인권운동 대부인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 추도식과 겹치면서 이틀 연기됐다. 진행 방식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직접 의회를 찾는 방식이 아닌, 화상회의 형식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한 독점적 지위 남용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애플은 앱스토어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해 지난해 미국에서 앱 개발자들에 의해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마존은 입점·협력업체들로부터 기술·인력·정보 탈취한 뒤 자사에서 경쟁 제품을 판매하며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4명의 CEO들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차이 CEO는 준비 발언에서 “사람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트위터, 핀터레스트 또는 다른 웹사이트로 눈을 돌리기 때문에 반독점 관련성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며 “구글의 지속적인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구글은 가격이 자유롭거나 하락하는 경쟁이 심한 역동적인 글로벌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제품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조스 CEO도 사전에 제출된 서면을 통해 “아마존이 전체 소매시장 점유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며 월마트 등의 소매업체와 경쟁하고 있다”며 입점·협력 업체들이 아닌 대형 유통기업들이 경쟁사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쿡 CEO는 “우리가 사업을 하는 어떤 시장에서도 애플이 지배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아이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제품 범주에도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 CEO는 또 경쟁업체 인수 관행과 관련해 페이스북의 성공 사례를 내세우며 경쟁적인 환경이 미국 IT산업 발전의 바탕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중국 틱톡의 성장이 페이스북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할 예정이다.
미 하원은 청문회 이후 그동안 벌여온 반독점 조사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기존 반독점법을 개정할 입법 제안이 담길 전망이며, 과징금과 신규 규제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내다봤다.
한편 아마존과 페이스북은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반독점 조사도 받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구글에 대해선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FTC와 검찰 조사 역시 법사위 조사와 맞닿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