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열차 혼잡도가 높아 지옥철이라 불리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의 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결의해 눈길이 쏠린다. 노조 파업 시 철도 운행 지장이 우려되는 상황에도 김포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 김포도시철도지부 조합원들이 김포시청 앞에서 사업비 확대 등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 김포도시철도지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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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공공운수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에 따르면 지부는 최근 조합원 133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했다. 투표 결과 투표율 97.8%에 찬성 91.3%, 반대 8.7%로 가결됐다.
노조는 전국 도시철도 사업장 중에서 김포골드라인운영㈜ 직원 임금이 가장 낮고 열악한 처우로 인해 숙련된 직원이 계속 퇴사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김포도시철도를 운영하는 김포골드라인운영㈜는 2019년 9월 개통 이후 최근까지 250명이 넘는 직원이 퇴사했다. 노조는 정원(246명)보다 많은 직원이 열악한 처우를 버티지 못해 임금을 더 주는 회사로 이직했다고 설명했다.
김포골드라인운영㈜의 직원 평균 연봉은 현재 3470만원으로 전국 도시철도공사의 지난해 평균 연봉 6400만원의 54% 수준으로 낮다. 김포골드라인운영㈜의 모회사인 서울교통공사의 지난해 평균 연봉 7090만원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48% 정도이다.
노조는 김포도시철도와 같은 무인경전철인 인천지하철2호선 수준의 운영인력이 필요하다며 정원을 246명에서 288명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2호선은 1㎞당 운영인력이 20명 이상이지만 김포도시철도는 1㎞당 9명밖에 안된다. 정원과 현원이 288명으로 늘어나면 김포도시철도의 1㎞당 운영인력은 12명이 된다.
직원 퇴사·채용이 반복되면 철도 운영이 어려워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노조는 우려한다. 김포도시철도는 개통 이후 2000건 이상의 고장이 발생했다. 수차례 전동차가 멈춰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노조는 숙련된 직원의 이탈 방지와 생계안정을 위해 최소 10% 이상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노조측은 “사측과의 교섭에서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아 파업투쟁을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다음 달 파업에 돌입한다”며 “김포골드라인운영㈜의 철도 운행 수탁계약은 내년 9월까지이다. 위탁기관인 김포시에 사업비 증액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사측은 “김포도시철도는 개통한지 4년밖에 안돼 수십년 된 서울교통공사 임금의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며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는 정부의 임금인상 가이드라인 1.7%를 따라야 한다. 하지만 성과급 등을 통해 최대한 임금을 올려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 정원은 255명이고 적지 않다”며 “정원 확대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포시는 “노사 협상에 시가 개입할 수 없다”며 “노조 동향은 매일 파악한다. 파업을 하더라도 필수 유지 인력을 통해 열차를 정상 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