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에 있는 한 공공 야간약국은 설 연휴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하려는 이들이 몰려들면서 자가진단키트가 금세 동났다. 이곳을 운영하는 약사는 “약국 몇 군데를 돌다가 자가진단키트가 품절 안내에 화를 내는 손님들도 있었다”며 “어제 하루만 최대 400명의 손님이 헛걸음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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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 20분께 방문한 수유역 부근 한 약국에는 ‘자가키트 품절’이라고 손으로 급하게 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약국을 운영하는 박모(49)씨는 “설 명절 시작 전에는 자가진단키트를 주문하면 바로 입고가 됐는데 지금은 주문을 해도 택배가 안되다 보니 물량이 없다”며 “설 명절 전후로는 한 사람이 두 개씩 사가기도 하고, 찾는 이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인근 약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장예린(32) 약사는 “명절 전후로 자가진단키트를 많이 찾아서 품절”이라며 “오늘 오전에만 10명 넘게 왔지만, (품절이라) 판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코로나 사태 초기에 발생한 ‘마스크 대란’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약사는 “약국 어디서든 살 수 있지만, 물량이 조금씩밖에 풀리지 않는 구조라서 ‘마스크 대란’처럼 시민이 구하러 돌아다니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자가진단키트를 구하러 일하는 분들은 근무시간에 일 못하고 돌아다니거나 휴게 시간까지 할애하고 있다”며 “공적마스크를 팔 때처럼 품절 여부를 표시하는 시스템을 자가진단키트에도 적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가진단키트를 약국 내에서 사용하려는 고객에 대한 안내도 골칫거리가 됐다. 혜화역 인근에 있는 한 약국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분이 약국 내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뜯어 바로 검사하려고 해 제지하기 일쑤”라며 “분비물이 묻어 있을지도 모르는데 검사한 자가진단키트를 들고 와 제대로 됐는지 확인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