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박스권 마지막 관문, '환매' 도 넘었다

9거래일 연속 순유출.."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더 강해"
정책 기대에 배당펀드로 자금 유입..'환매 상쇄'
  • 등록 2014-07-30 오후 3:36:04

    수정 2014-07-30 오후 3:36:0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박스권 마지막 관문도 넘어섰다. 번번이 지수 발목을 잡던 펀드 환매가 이번에는 힘 한 번 못 쓰고 외국인 매수세에 밀리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지난 16일부터 28일까지 9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다. 이 기간 나간 자금은 8527억원에 달한다.

특히 수탁고가 1조원 이상인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네비게이터’ 등에서 집중 환매가 나타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환매 요구에 자산운용사(투신) 역시 15일부터 현재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도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코스피는 오름세다.

특히 이날은 코스피가 1%대 강세를 보이며 2080선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이날 투신이 1795억원 물량을 내놓았지만 5988억원에 이르는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더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환매 물량이 소진됐다고 판단한다.

지난 3년간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며 2000선을 넘길 때마다 개인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탓에 물량이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말 72조6000억원대의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현재 60조594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물량이 줄어들었고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지니 펀드 환매의 강도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지난해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며 코스피가 2050선까지 상승했던 8월부터 10월에 비해 펀드 환매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 팀장은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며 “결국 외국인 매수 강도가 강화되며 외국인으로 힘의 축이 기울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되는 자금도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지만 ‘배당펀드’가 환매를 상쇄하고 있는 것.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사내유보금 과세 도입에 대한 입장을 내비치며 배당에 대한 기대가 증가한 것이다.

7월 한달 동안 배당주 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2031억원에 달한다. 특히 배당주 전문 펀드인 신영자산운용의 ‘밸류 고배당(주식)C형’과 베어링자산운용의 ‘고배당주식클래스A’로 이달 각각 1110억원, 128억원이 순유입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책 측면에서 배당주 수익률 제고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고 한국 배당 수익률이 주요 국가 중 최하위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성장형 펀드나 인덱스 펀드와 달리 배당주 펀드로 자금 유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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