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항을 공격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 구축 회의(CICA) 정상회의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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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인 오데사와 다뉴브강 인근 항구도시 이즈마일에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다뉴브강은 흑해곡물협정 중단 이후 대체 수출 통로로 활용돼 왔으며, 이즈마일은 다뉴브강에 위치한 주요 항구 도시 중 한 곳이다.
올렉 키퍼 오데사주 주지사는 “이즈마일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약 17대의 드론이 격추됐지만 남은 드론들이 이즈마일 지역의 창고와 생산 건물을 타격했다. 드론 잔해로 인해 여러 민간 기반시설 건물들이 불에 탔다. 사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도 이날 오데사 및 다뉴브강 인근 도시인 드니프로페스트로우스크 등을 겨냥한 드론 32대 중 23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오데사와 다니뷰강 레니 항구 등 주요 곡물항에 공격을 가했으며, 이 공격으로 곡물 운송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최소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공격은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흑해곡물협정 재개를 논의하기 위해 회담을 개최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두 지도자는 이날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흑해곡물협정을 의제로 올리겠다고 공언하며 이번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것(흑해곡물협정)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며 “(설득이) 성공을 거두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자국 식량 및 비료 수출이 가로막혀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공급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7월 흑해곡물협정 연장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