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어느 때인데”…성차별 묵인한 블리자드 사장 퇴진

美 대형 게임업체 블리자드 남성 위주 문화 방치
임금차별·성희롱 문화 시정 요구에도 방치
여성 임원 포함 2인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
  • 등록 2021-08-04 오후 2:43:40

    수정 2022-01-18 오후 4:20:28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스타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오버워치 등의 유명 게임을 만든 미국의 대형 게임사 블리자드의 J 앨런 브랙 사장이 불명예 퇴진했다. 여성 직원을 차별하고 성희롱 사태를 묵인해 관련 법을 위반한 사태의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블리자드는 성차별적인 문화와 사태 성희롱을 방치한 이유로 주 당국으로부터 피해 직원들에게 보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받았다. 사진은 블리자드의 대표 게임들. (사진= 블리자드 홈페이지)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라자드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브랙 사장의 퇴임을 공식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EFH)은 지난달 20일 블리자드가 성차별적인 문화 등을 묵인해 주법을 위반했다며 피해 여성들에게 보상하고 시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가 여성 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성희롱, 불평등한 급여 및 고용조건 등 여성 차별적인 사내 문화를 조장했다는 이유다.

고소장에 들어간 구체적인 사례는 충격을 주고 있다. 한 여성 직원이 남성 상사와의 출장 도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출장을 함께 갔던 남성이 성인용품과 윤활유를 가져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DEFH는 다수의 남성 직원들이 술에 취한 상태로 여성 직원들의 자리를 돌아다니며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남성 직원들은 업무 중 게임을 하며 여성 직원들에게 일을 떠넘겼을 뿐 아니라, 여성의 신체에 대해 떠들거나 성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큰 소리로 떠들기도 했다.

사내에 만연한 남성 위주의 성차별적인 문화도 비판이 대상이 됐다. 블리자드의 여성 직원은 전체의 약 20% 정도로, 남성 직원에 비해 승진에 제약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결혼한 여성은 ‘임신 가능성’을 이유로 승진에서 제외됐고, 회사의 최고 경영진은 항상 백인 남성이었다고 고소장에는 언급됐다.

블리자드는 이 고소장이 발표된 이후 공식 성명을 내 반박했다. 블리자드측은 “DEFH의 주장은 회사의 과거에 대한 왜곡된 설명이 포함돼 있으며 많은 설명이 거짓”이라며 “우리는 다양성을 소중히 여기고 모든 직원을 포용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는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 직원들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회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고, 여성직원들과 연대해 게임 개발 등을 중단하는 직원도 나온 것이다. 직원 1500여명은 파업과 시위를 벌이며 경영진의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브랙 사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그는 2006년 수석 프로듀서로 블리자드에 입사했으며, 인기 게임 WoW의 성공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브랙 사장은 소송에서 성희롱과 차별을 시정하지 않은 임원으로 지목됐고 직원들의 항의 시위 이후에 사임했다”고 전했다.

블리자드는 브랙 사장이 퇴임함에 따라 여성 임원인 젠 오닐 개발 부문 총괄 부사장과 마이크 이바라 기술 담당 총괄 부사장을 공동 대표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블리자드가 직장 문화, 게임 개발, 혁신 측면에서 앞으로 중요한 일을 앞에 두고 새로운 방향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 브랙 사장과 블리자드 경영진에 분명히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으아악! 안돼! 내 신발..."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