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태풍피해지역 약탈 '기승'…구호팀에 발포령(종합)

구호물자 수송차량, 무장세력에 피습…공산 반군 2명 사망
  • 등록 2013-11-12 오후 9:51:55

    수정 2013-11-12 오후 9:51:55

(하노이=연합뉴스) 최근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인명피해가 난 필리핀에 국제사회의 지원 인력들이 속속 도착하는 가운데 만연한 약탈 행위와 악천후로 구호·복구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피해지역으로 향하던 구호물자 수송차량이 무장세력의 기습 공격을 받아 총격전까지 벌어지는 등 통상적인 구호활동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리핀 일부 지역당국이 약탈 행위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체 의료지원·구조팀에 발포령을 내렸으며 군과 경찰력도 증강 배치되고 있다.

필리핀 다바오시 당국은 최대 피해지역인 타클로반으로 향하는 구조팀에 약탈을 시도하는 폭도들이 있을 경우 발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현지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당국은 또 이들 구조팀이 폭도들의 피해를 볼 가능성을 우려, 임무가 끝나는 대로 현장을 벗어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들 의료구조팀은 이날 헬리콥터 3대에 나눠타고 타클로반 지역에 도착한다.

타클로반에는 최근 천문학적인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한 와중에서 대형 상점은 물론 일부 구호품을 실은 적십자사 소속 차량까지 무차별 약탈당하는 무정부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목격자들은 일주 주민들이 상점을 부수고 침입해 식량과 물 등 생필품을 약탈했으며 일부에서는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까지 강탈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태풍 하이옌의 직격탄을 맞은 타클로반에는 태풍 상륙 이후 나흘이 지나도록 시신들이 여전히 곳곳에 널려 악취를 풍기는 등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국도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해 피해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과 경찰력을 증강 배치하는 등 치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실제 주변지역에는 약 400명의 특수부대와 군 병력이 시내를 순찰하는 것으로 목격됐다.

한편 동부 소로소곤 주에서는 최대 태풍피해지역인 타클로반과 사마르 지역으로 향하던 구호물자 수송차량이 좌익 반군세력의 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필리핀 정부군 대변인은 이날 구호물자 수송차량이 공산 반군 15명의 기습을 받아 교전이 벌어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반군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정부군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타클로반 피해지역에는 또 다른 태풍 ‘소라이다(Zoraida)’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구조·구호활동에 차질을 빚었다.

필리핀 기상당국은 이날 중심부의 풍속이 시속 55㎞에 달하는 소형 태풍 소라이다가 남부 지역을 관통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당국은 이번 태풍으로 돌풍보다는 많은 비가 예상된다면서 태풍 반경 300㎞ 이내의 지역에 시간당 최대 15㎜의 비가 쏟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보홀과 세부, 팔라완 북부지역 등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휩쓸고 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당국은 내다봤다.

마르 록사스 내무장관도 태풍으로 레이테 섬에 폭우가 쏟아졌다면서 그러나 구조대가 식량과 식수, 의료품 등을 전달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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