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대선 전 이라크서 이스라엘 대규모 보복 준비 중”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란이 며칠 안에 이라크 영토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언이 나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인용한 2명의 이스라엘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이 11월 5일 미 대선 전에 이라크 영토에서 다수의 드론과 탄도 미사일을 이용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한 미국 당국자는 이란이 실제로 공격하기로 결정할 경우 신속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겠으나 미국은 이러한 결정이 내렸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사진=AFP)

이란이 자국 영토가 아닌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를 통해 공격을 감행하려는 것은 향후 이스라엘의 재보복을 피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같은 날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지도부가 미 대선 전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감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자는 “차기 미 대통령이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기 대문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하고자 한다면 가장 좋은 시기는 미 대선 이전”이라면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에 휴전 협상이 이뤄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일 이란은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등 친이란 무장단체 수장을 암살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지난달 26일 새벽 이란 본토의 군사 시설, 방공 시스템 등을 폭격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악랄함을 경시하거나 과장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스라엘의 “전략적 오판”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이란 지도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를 이어가고 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은 같은날 연설에서 “이란의 대응은 이스라엘이 예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시나리오와도 다를 것”이라면서 “이스라엘들은 미사일 몇 발로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 파다비 IRGC 부사령관 또한 레바논의 친이란·친헤즈볼라 매체 알마야딘과 인터뷰에서 “대응은 불가피하다”면서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는 어떤 공격도 대응 없이 방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수석 보좌관인 모하마드 모하마디 골파예가니도 알마야딘에 “이란의 보복은 확실하다”면서 “이란의 대응은 강력할 것이며, 우리의 적이 공격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 CNN 방송은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미국 대선 전에 “확실하고 고통스러운” 대응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