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 수는 2023년 기준 771만개로 주요국과 비교해 월등히 많다. 비중도 경제 규모보다 상당히 크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사업예산은 2015년 17조 1000억원에서 2023년 35조원으로 8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해 양적 팽창을 이뤘다.
하지만 중소기업정책이 중소기업의 혁신, 생산성, 수출에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의 혁신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중 30위, 노동생산성은 OECD 37개국 중 33위, 총수출 대비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18% 미만에 머물러 있다.
중소기업정책의 방향성을 논의할 때 경쟁정책의 목적과 관련된 논쟁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정책 패러다임은 과거 정부가 주도해 산업이 성장을 견인하는 산업정책으로부터 시장이 주도해 기업이 성장을 견인하는 기업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정부정책은 시장을 쫓아갈 수 없으며 기업에 맞는 정책이 아니라 시장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경쟁을 중심으로 기업정책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문제는 혁신이 끊임없이 진화하도록 이를 지속시키기 위한 원동력이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 파괴적 혁신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초기 벤처기업이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수익성의 고비를 넘겨 일정 수준 이상 시장 수요가 폭발하는 시점에 도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은 글로벌화를 통해 성장이 가능하다. 글로벌화는 수입과 수출의 자유로운 시장진입을 통해 기업의 자본, 노동 및 기술의 생산요소를 외국과의 연계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한 국가의 기업이 아닌 다국적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끊임없는 혁신 그리고 글로벌화를 통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궁극적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의 수가 증가할수록 우리 경제는 저성장을 벗어나 다시금 고성장의 길로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집중해야 할 현재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