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원장 "홍콩 ELS 민원 36건 접수"[일문일답]

은행·중소서민 부문 주요현안 설명회
"내부통제 체계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투자 적합자에 판매했다면 문제 없어"
  • 등록 2023-11-30 오후 2:28:48

    수정 2023-11-30 오후 2:28:48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이준수(사진)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 담당 부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주요 현안 기자설명회를 열고 홍콩 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판매 은행에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하라고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ELS 관련 민원이 36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지난 20일부터 KB국민은행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현장점검에서 민원과 관련한 부분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이 부원장은 은행들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갖추고 투자하기 적합한 고객에게 판매했다면 판매 행위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긴 어렵다고 했다. 반대의 경우 판매 은행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은 이 부원장과의 일문일답.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 담당 부원장.(사진=연합뉴스)
△제2금융권 가계대출 감소폭이 확대된 배경은.

-경기상황이 안 좋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다 보니 상환능력 관점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2금융권은 중저신용 고객이 많아 공급 여력 측면에서 적자 상황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신용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자산건전성 관리도 해야 해 대출을 늘릴 수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저축은행 흑자전환 예상 시점은.

-4분기에 모든 저축은행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진 않는다. 다만 적자폭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 조달비용이 지난해 4분기 올랐는데 현재 생각보다 많이 줄였다. 신용손실,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 등 상황이 안 좋아져 손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흑자전환 예상 시점을 전망하기는 어렵다. 또 저축은행마다 상황이 다르다. 부동산 익스포저가 없는 곳은 괜찮다. 저축은행 내에서도 양극화가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차례 연속 동결했고, 시장금리는 이달 들어 하락세다. 대출수요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보나.

-시장금리가 어떻게 반응할지가 중요한 것 같다. 미 금리와 연동해 움직이는데, 주담대 금리는 이달 중 이미 떨어졌다. 금리가 하락하면 당연히 돈값이 싸지니까 대출수요가 커지는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떨어지는 폭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지금 상황에선 하락폭이 가파를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상생금융을 유도하는 게 대출금리 하락으로 연결되는 것 아닌지.

-상생금융을 하며 대출금리 체계나 시장금리를 왜곡시키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 은행이 금리를 제한적으로 깎아줬다고 해서 가계대출 금리 방향성을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감독당국의 첫번째 목표는 시장안정과 금융안정이다. 이 목표를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취약차주 지원 등 다른 정책목표를 조화롭게 이뤄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최근 홍콩 H지수 연계 ELS의 대규모손실이 예상되고 있는데, 은행들이 왜 이렇게 고위험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보나.

-DLF(파생결합펀드), 라임 및 디스커버리 사태 등을 겪으면서 은행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고난도 상품을 판매하는 게 맞느냐의 이슈가 많았다. 영업점에선 상품을 잘 이해하고 판매하는 거냐, 금융소비자보호법 규율체계를 실효성 있게 준수하며 판매하냐 등의 이슈도 있다. 감독당국 생각은 은행들이 이러한 내부통제 등이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면 판매하는 게 나쁜 건 아니라고 봤다. ELS는 판매가 된 지도 꽤 오래됐다. 특히 KB국민은행은 다른 은행들이 사모펀드 판매에 집중할 때 공모 ELS에 집중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ELS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투자할 만한 고객에 판매했다면, 그리고 은행이 여러 내부통제 등 시스템을 잘 갖췄다면 판매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농협은행이 판매를 중단했는데 다른 은행도 중단해야 한다고 보나.

-농협은행이 판매를 중단한 실제 이유는 저희로선 모른다. 감독당국이 앞으로 무조건 중단하라고 하기에도 어렵다. DLF 사고 이후 당시에도 (고난도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해야 하느냐 마느냐 논란이 많았다. 최종 결론 낸 게 고난도 상품은 당시 판매잔액을 한도로 정한 것이었다.

△전날 이복현 원장이 70대 이상 고령층에 ELS 판매 권유를 한 것 자체에 적합성 원칙(저촉여부 등)을 따져야 한다고 했는데, 고령층에 판매한 것이 문제는 아니지 않나.

-어제 원장이 고령층에 판매한 것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금감원에 36건 정도 민원이 접수됐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고령층에 판매했을 개연성이 있고 원장도 이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다.

△금감원은 내년 홍콩 ELS 손실 규모를 어떻게 예상하나.

-자본시장 담당 부서에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공개하긴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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