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퍼시픽항공 운항정지사태는 피했다…그래도 불안한 여행객

주력 보라키아 노선 폐쇄로 자금부족 시달려
한국 여행사 선지급금 덕에 일단 사태해결
한국 노선에 의존, 저가에 판 항공권…자금우려는 여전
  • 등록 2018-07-12 오전 11:34:32

    수정 2018-07-12 오후 1:56:08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필리핀 저비용항공사 팬퍼시픽항공이 운항중단 사태는 피했다. 국내 여행사들이 선지급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자금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퍼시픽항공의 주력 노선이었던 필리핀 보라카이섬이 다시 오픈할 때까지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5분 인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었던 팬퍼시픽항공 8Y601편은 한 시간여 늦은 오전 7시 17분에 이륙했고, 6시 20분 출발할 예정이었던 8Y601편은 6시 23분에 거의 정시출발했다. 두 항공편 모두 세부행이었다. 팬퍼시픽항공은 인천-세부 노선을 하루 2회, 무안-세부 노선은 주 2회(수·토) 운항한다. 전일 저녁 7시 무안국제공항을 출발하려던 8Y609편은 운항 중단 혼란에 지연 출발했다.

앞서 팬퍼시픽항공은 한국 여행사에 12일 자정부터 한국과 필리핀을 잇는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고 통보하면서 예약객들의 불안을 키웠다. 필리핀 정부가 지난 4월 보라카이섬을 폐쇄하면서 보라카이 칼리보공항 노선을 주력으로 했던 팬퍼시픽항공은 자금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급하게 세부 노선을 취항하면서 버텨왔지만 운항 노선이 몇 편 없는데다 워낙 저가에 항공권을 팔아 자금부족을 해결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항공권 판매대금 선급금을 요구했고,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팬퍼시픽 부도설·파산설로 와전되기도 했다. 국내 여행사들은 이미 항공권을 판매한 만큼 팬퍼시픽항공에 20억원 정도의 선지급금을 지원하기로 했고, 운항 중단 사태는 일단 피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항 중단을 위해서는 미리 사업계획 변경 신청을 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전혀 없었다”며 “만일 예약객이 남아있거나 처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운항 중단을 하게 되면 운항 정지를 당하거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고 말했다.

팬퍼시픽항공은 보라카이섬이 다시 열려 깔리보행 노선 운항이 재개되면 자금난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보라카이섬을 10월쯤 다시 열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부는 운항 중단 우려에 따른 혼란 재발을 막기 위해 13일 팬퍼시픽항공으로부터 현재 예약 상황을 보고받고 운항 정지를 막을 대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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