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이 연례행사처럼 번지는 상황에서 살처분만으로는 조류독감 전파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조류독감을 일으키는 H5N1, H5N8 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백신 종독주를 구축하고 있으며 올해 처음 보고된 H5N6형의 백신후보주는 현재 개발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21일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주최로 동물백신 제조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가장 큰 고민은 막대한 예산과 효과이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사육 산란계(알을 낳는 닭) 수가 4천만~1억마리이다. 한 동물백신 제조업체 관계자는 “산란계나 사육 가금류 정도만 백신접종 대상이 될 텐데 이것만으로 조류독감 전파를 막을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람이 쓰는 독감백신과 마찬가지로 일일이 손으로 주사접종을 해야 하는데 최근 일각에서 얘기하는 ‘하루 최대 4000마리 접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조류독감 백신을 만드는 회사는 중앙백신연구소, 코미팜(041960), 녹십자수의약품, 고려BNP, 대성미생물(036480) 등 5곳이다. 이들 회사는 가금티푸스, 뉴모바이러스·전염성 코라이자(급성호흡기질환 유발), 뉴캣슬병,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5~6가지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중앙백신연구소 관계자는 “가금류 백신은 종계나 산란계만 접종대상일 뿐 식용용 육계는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다”라며 “닭고기를 날 것으로 먹지 않는 이상 닭의 질병이 사람에게 옮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