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18일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31·남) 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출소 후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12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의 정신적 고통과 엄벌 요구를 언급하며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피고인이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피해자 자녀가 범행 장면을 목격했다거나 피고인이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도 범행을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 형벌을 가중할 요소로 포함하진 않았다”며 “자신의 죄를 처벌받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다른 보복 범죄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거나 영구 격리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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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A씨 변호인은 “(스토킹 신고에 따른) 보복 목적 범행은 아니고 주관적으로 느낀 피해의식 때문에 범행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17일 오전 5시 53분께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옛 연인 B(37·여)씨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범행 장면을 목격한 B씨의 6살 딸은 정신적 충격으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 동생은 지난달 21일 재판에서 “엄마와 마지막 인사도 못 한 6살 아이는 평생을 잔혹했던 그날을 기억하며 트라우마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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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족은 가해자가 수십 차례 쓴 반성문의 내용조차 열람할 수 없었고, 가장 경악했던던 건 재판 중 어린 딸 앞에서 엄마를 잔인하게 살해한 가해자가 조카의 이름을 10번 이상 불러가며 자신의 감형을 위한 연기에 이용했다는 것”이라며 “(A씨가) 출소하면 제 조카를 찾아가겠다는 협박으로 들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흉기를 들고 동생을 위협하는 순간, 지켜보는 어린 딸과 엄마를 지키기 위해 ‘미안하다’, ‘살려달라’ 말했지만 가해자는 동생을 끝내 잔인하게 살해했다”면서 사형 선고를 촉구했다.
A씨는 이 사건에 앞서 폭행과 스토킹 범죄로 지난해 6월 “B씨로부터 100m 이내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법원의 제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