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과업"…`식량난` 빠진 北, 농업문제 논의 본격화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만 전원회의 개최 `이례적`
北, 식량난 심각…일부 지역서 아사자 속출한다는 소식도
양무진 교수 "김정은 주관 하 심각한 분위기 회의 예상"
  • 등록 2023-02-27 오후 3:23:13

    수정 2023-02-27 오후 7:28:22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이 농사 문제를 단일 의제로 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었다. 지난해 연말에 이어 두 달 만에 전원회의를 재소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 심각한 식량난에 빠진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북한이 지난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7일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26일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노동당 총비서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인 김덕훈 내각 총리, 조용원 조직비서 등이 참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원회의에서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실현의 첫해인 2022년도 사업정형을 분석총화하고, 당면한 중요 과업들과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현 단계에서 제기되는 절박한 과업들 및 그 해결을 위한 실천적 방도들을 토의결정한다.

전원회의 첫날에는 상정된 의정들을 일치가결로 승인하고 첫째 의정에 대한 토의를 진행했다. 또 새시대 농촌혁명강령 실현과 관련한 지난해 사업 정형에 대한 보고를 청취했다. 다만 신문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신문은 전원회의가 계속된다고 밝힌 만큼, 회의는 며칠 간 더 이어질 예정이다.

북한은 지난해 봄 가뭄은 물론 여름 수해 피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식량 생산이 지지부진했다. 실제로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추산한 자료를 보면, 북한에서 생산한 식량 작물은 451만톤(t)으로, 2021년(469만t)보다 18만t(3.8%)이 감소했다.

최근에는 북한 내 대도시인 개성에서도 아사자가 속출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도 “여러 경로를 통해 관련 정황과 정보를 수집, 관계기관의 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그간 연 1~2회 수준으로 당 전원회의를 개최해왔는데, 지난해 12월 말에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전원회의를 연 것이다. 그만큼 식량 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게 전문가들 추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총장)는 “절박한 과업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최근 북한 내 식량난 발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 위원장 주관 하에 심각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회의가 농업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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