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난동꾼, 경찰에 욕설하곤 법정서 거짓말…처벌은

서울동부지법, 모욕 혐의 A씨에 벌금 100만원
송파구 식당서 술 취해 난동, 출동 경찰에 욕설
“주인이 칼로 위협”, “일방적 경찰에 정당방위” 주장
재판부 “칼 사실 확인 안돼…모욕 공연성 성립”
  • 등록 2022-10-25 오후 3:02:23

    수정 2022-10-25 오후 3:02:23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식당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욕설까지 하고선 “식당 주인이 칼로 날 위협했기 때문”이라고 법정에서 거짓 진술을 한 남성. 이 남성은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사진=이미지투데이)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신용무 판사는 지난 13일 모욕 혐의를 받는 최모(61)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최씨는 작년 10월 31일 서울 송파구의 한 장어구이 식당에서 난동을 부렸다. 이에 식당 주인이 경찰에 ‘술 취한 남자가 손님들에게 시비를 건다’는 내용으로 신고, 송파 방이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출동했다. 그러자 최씨는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너 같은 쓰레기는 잘라야 한다”, “청문감사실에 전화를 해서 잘리게 할 거다” 등 막말을 하고 욕설을 했다.

이러한 경찰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오히려 그는 식당 주인이 자신을 칼로 위협했고, 자신이 잘못했다고 경찰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바람에 ‘정당방위’를 위해 맞선 것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욕설을 한 것도 당시 식당에 주인 외 다른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공연성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식당 폐쇄회로(CC)TV 영상, 손님들의 증언 등을 종합해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씨는 CCTV 영상마저 조작됐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씨는 경찰 출동 당시 곧바로 CCTV 확인이 바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에서 ‘영상 조작설’을 주장했다. 당시 경찰관은 현장에서 CCTV 영상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식당 주인은 조작 방법을 몰라 바로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식당 주인의 아들이 CCTV 영상을 재생, 휴대전화로 촬영해 경찰에 제출했다. 이를 근거로 최씨는 영상이 편집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제출된 영상은 칼을 소지했는지 등 판단에 필요한 부분은 다 촬영이 됐고, 조작을 의심할 만한 흔적도 없다”고 봤다.

최씨의 주장과 달리, 식당 주인은 칼을 들고 있지도 않았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 5명과 식당 손님들은 모두 칼에 대해 증언하지 않았으며, 식당 주인 역시 칼을 들고 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상황을 종합해보면 식당 주인에겐 칼이 없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업주의 진술 등을 근거로 체포한 과정에서 문제는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최씨가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한 점도 인정됐다. 그는 사건 당일 받은 경찰 조사에서는 욕설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한 달 후 조사 등에서는 “부당한 법익 침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욕설한 사실 자체를 명확하게 인정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식당 주인은 이를 들었고, 주인의 아내 역시 식당에 있었던 만큼 공연성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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