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가 2015년 독일 드레스덴의 글로벌파운드리스 공장을 방문한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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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세계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함으로써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발맞추겠다는 전략이다.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모회사인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자사를 나스닥에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파운드리스 주식은 100% 무바달라가 소유하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상장 이후에도 무바달라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유지하며 주요 거래 결과에 대한 타 주주의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설립돼 현재까지 비상장 상태였던 글로벌파운드리스가 IPO에 나선 까닭은 향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반도체 수요에 대비해 대규모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앞으로 8~10년 안에 반도체 업계 매출이 배로 뛸 것”이라며 “현재의 반도체 수급 불균형은 중기적으로 개선되겠지만 늘어난 수요를 충족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톰 콜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생산공장에 14억달러(약 1조6639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투자 규모를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글로벌파운드리스는 IPO를 통한 목표 기업가치나 자금조달 금액, 상장 후 무바달라 소유지분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글로벌파운드리스가 이번 IPO로 250억달러(약 29조7125억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세계 파운드리 시장 3위 기업으로, 미국과 독일, 싱가포르 등 공장에서 AMD, 퀄컴, 브로드컴 등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비접촉식 결제나 터치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도록 설계된 반도체를 제조한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시작하면서 노트북과 모니터, 게임기 등 전자제품 수요가 급등했고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코로나19 초기에 수요가 몰린 가전용 반도체로 생산라인을 전환하면서 공급을 늘렸지만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때 인텔 인수설이 돌았던 글로벌파운드리스가 IPO를 통해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식으로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