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꽁지, 성추행범 잡았는데 ‘악플’…“참지 않을 것”

  • 등록 2019-08-07 오후 1:50:42

    수정 2019-08-07 오후 1:50:42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구독자 20만명을 보유한 뷰티 유튜버 꽁지가 버스 안에서 성추행범을 붙잡은 가운데 “댓글을 통한 2차 가해를 참지 않겠다”고 밝혔다.

꽁지는 5일 유튜브를 통해 “3일 토요일 오전 11시 40분에 고속터미널역에서 출발해 동대구역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라고 밝혔다.

꽁지 인스타그램
그는 “졸음이 쏟아지는 중에 오른쪽 가슴을 누군가가 만지고 있는 느낌이 들며 정신이 확 들었다. 저는 이 사람을 확실히 잡고 싶었다. 저는 제가 이대로 잠꼬대를 한 것처럼 잠이 들기로 했다”라며 “15분 정도 눈을 감고 자는 척 고개를 복도 쪽으로 꺾고 기다렸다. 처음에는 버스가 코너를 돌 때 몸이 눌리는 상황을 연출하듯 팔뚝을 지그시 누르고 다음엔 손가락을 펴서 점점 쓰다듬었고 그다음엔 가슴 쪽이 손이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충분히 확실히 안까지 만지는 걸 느끼자마자 상대방 손을 낚아채려고 몸을 틀었다. 저는 제가 누를 수 있는 강한 압력으로 팔뚝을 누르면서 얼굴을 최대한 가까이 붙이고 내가 싸울 수 있는 가장 강한 눈을 하고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 ‘자는 줄 알았어?’ ‘욕할 때 알아서 멈췄어야지’라고 했다. 남자는 놀란 눈으로 ‘무슨 소리하세요’라고 발뺌했다”고 말했다.

경찰인 남편이 꽁지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접한 후 경찰서에 신고했고, 경찰과 꽁지가 탑승한 버스는 선산휴게소에서 만났다.

휴게소에 도착하자 가해자는 “지금 신고하신 건가요. 진짜 제가 미쳤었습니다”라고 꽁지와 지인에게 사과했다. 가해자는 “자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미쳤었습니다. 제가 원래 안 이러는데 미쳤었나봐요.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라고 반복했다.

꽁지는 “가해자는 타 경찰서로 넘어가고 저는 경북 서부 해바라기 센터로 넘어가서 여성 경찰관님과 함께 진술서를 작성했다”라며 “합의 선처 절대 할 생각 없다. 제가 받은 정신적 피해와 금전적 손해까지 전부 포함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고의 형벌이 내려지길 희망한다. 제 채널에 올려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공유해 어딘가 있을지 모르는 예비 범죄자들에게는 강한 경고를 피해자분들에게는 위로와 도움이, 성범죄 사건 해결에는 충분한 선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꽁지 인스타그램
그러먼서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의 댓글을 통한 2차 가해 또한 참지 않을 예정이다. 또 경찰서에서 보는 일 없게 하자“고 당부했다.

꽁지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댓글 다 잘 읽고 있다. 힘이 많이 된다. 저는 생각보다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사 댓글들 보내주지 마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꽁지 성추행 기사가 보도된 후 외모 비하, 욕설 댓글 등이 이어져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꽁지님 응원한다. 2차가해 댓글 다 고소하길”, “여기서 생각없이 댓글 쓴 사람들 있네. 댓글로 고소 먹고 저 성추행범처럼 찔찔대야 정신 차리지”, “꽁지님 남편 경찰인데 댓글 막 나가네”, “왜 피해자가 또 피해를 받냐”, “댓글에 2차가해 투성이네. 벌받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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