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과 상가를 동시에 지어 내집 마련과 함께 임대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상가주택 용지가 요즘 인기다. 공급만 되면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일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수천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곳도 있다.
|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올해 공급될 상가주택 용지는 15곳 892필지다. 지난해 863필지보다 약간 늘긴 했지만 급증하고 있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상가주택 용지는 큰 인기를 끌었다. 대구테크노폴리스에서 지난해 7월 공급된 용지는 경쟁률이 무려 1199대 1에 달했다. 경기도 양주 옥정에서는 53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3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위례신도시 용지의 경우 8억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다.
상가주택 용지가 인기를 끄는 것은 내 집에 살면서 임대 수익도 올릴 수 있고, 특히 은퇴자의 경우 직접 창업할 공간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용지를 분양받은 수요자들은 3~4층짜리 건물을 짓고 1층은 상가, 2~3층은 주택으로 임대를 놓는다. 4층은 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노후 생활을 보내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원주 기업도시의 사례를 보면 부지 면적 410㎡짜리 상가주택 용지를 약 3억 3000만원에 분양받아 4억원의 건축비를 들여 4층 건물을 지으면 월 400만~450만원의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수익률은 6~7% 선으로, 투자비 규모가 비슷한 웬만한 상가보다 수익성이 좋다.
기존 상가주택을 매입하는 것보다 투자비도 저렴하다. 서울 비강남권에서 상가주택 한 채(연면적 200㎡ 규모)를 사려면 10억원에서 많게는 13억원이 필요하지만 주택 용지를 분양받아 건물을 지으면 7억~8억원 수준이면 가능하다.
수요 대비 공급 부족…청약 경쟁 치열할 듯
LH가 올해 공급할 상가주택 용지 중 눈여겨볼 만한 곳은 부산 명지지구(99필지·3월),부천 옥길(61필지·3월), 대구 국가산업단지(143필지·4월), 파주 운정(72필지·4월), 인천 영종(177필지· 5월), 광주 효천(63필지·10월), 전주 만성(58필지·11월) 등이다. 주로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많이 몰려 있다.
그런데 상가주택 용지의 공급은 앞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 용지는 대부분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서 나오는데, 정부가 이런 개발사업 물량을 확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이후 상가주택 용지 공급량을 보면 2013년 1163필지에서 2014년 1617필지로 늘어난 후 2015년 863필지로 확 줄었다. 더욱이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로 대규모 개발사업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청약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상가주택 용지는 임대 수익 외에도 땅값 상승으로 인한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같은 지구에서도 코너에 있고, 학교와 먼 곳, 공영주차장이 가까운 곳 등 경쟁력 있는 자리를 골라서 청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주택 용지를 무턱대고 분양받기보다는 임차 수요와 입지 여건 등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