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국민연금 수책위'에 쏠리는 눈…고려아연 의결권 행사 방향은

국민연금, 고려아연 차익실현시 지분율 바뀔 수도
기금운용본부, 의결권 행사 부담…삼성물산 사례
기금위 산하 수책위, 의결권 결정할 가능성 높아
수책위 9명 다수결 결정…경영권 분쟁 '핵심 변수'
  • 등록 2024-10-17 오후 3:44:51

    수정 2024-10-17 오후 4:24:28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다음달 열릴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수책위의 의결권 행사 방향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 분쟁에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국민연금이 어느 쪽 편을 드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고려아연 차익실현시 지분율 바뀔 수도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다음달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가 열릴 예정이다.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행사할 의결권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고려아연 임시주총 일정이 확정되고 이사 선임 등 안건이 확정되면 수책위도 열릴 전망이다.

MBK 연합은 최대한 빨리 고려아연 임시 주총을 열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MBK 연합의 지분율(38.47%)이 최 회장 측보다 앞서 있기 때문에 최 회장에게 되도록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가 종료된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 구조는 △MBK·영풍 38.47% △최윤범 회장 및 우호지분 33.89% △국민연금 7.83% △자사주 2.40% △기타주주(17.41%)로 구성됐다.

그러나 변수는 아직 많다.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최 회장 측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지분율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 측은 주당 89만원에 최대로 물량을 사들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최 회장이 공개매수하는 자사주 17.5%(목표치)는 의결권이 없어서 주총에선 무용지물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이 신탁계약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외부 우호세력에 처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최 회장의 공개매수와 무관하게 바뀔 수도 있다. 국민연금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또는 직접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가 고려아연 주식이 많이 올랐다고 판단하고 차익실현할 경우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고려아연 주가는 올 들어 64.61% 올랐다. 국민연금의 향후 5년간(2025~2029년) 목표수익률 5.4%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게다가 최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배임인지를 판결하는 ‘2차 가처분’ 소송 결과가 다음주 나올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소송 결과가 공개매수 종료일인 23일보다 앞선 21일 안팎에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같은 변수를 차치하고, MBK·영풍 연합과 최 회장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어느 쪽에 치우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승패가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수책위 9명 다수결 결정…경영권 분쟁 ‘핵심 변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주체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 중 어디가 될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활동에 관한 지침 제5조를 보면 기금이 보유한 주식의 수탁자 책임 활동(의결권 행사 포함)은 국민연금공단(공단) 기금운용본부에 설치한 투자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행사한다.

만약 기금운용본부가 판단하기 곤란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할 경우 수책위에서 결정하고 그에 따라 기금운용본부가 행사한다.

또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장기적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해서 전문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주주권 행사 관련 사항을 결정한다.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기금위 산하에 있는 위원회다. 국민연금기금이 보유한 상장주식에 대한 주주권 및 의결권 행사와 책임투자 관련 주요 사안을 검토·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업계에서는 기금운용본부보다는 수책위가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데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만큼 중대한 의결권 행사에 따른 부담이 크다.

앞서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해 자체 판단해 찬성 표를 행사한 결과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사회적 이슈가 된 만큼 기금운용본부가 직접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부담이 클 것”이라며 “이 경우 수책위가 의결권 행사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료=보건복지부)
현재 수책위원은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용자단체, 근로자단체, 지역가입자단체에서 각각 2명씩 추천해 구성한 6명과 전문가단체에서 추천한 3명을 합친 숫자다.

이 9명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뉠 수 있지만 다수결 원칙으로 최종 의결권 행사방향을 정한다. 예컨대 5명 대 4명으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도 5명이 찬성한 쪽으로 결정되는 구조다.

수책위 관계자는 “수책위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기준은 ‘기금 수익 극대화’”라며 “각 위원들이 가입자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삼아서 종합적 판단을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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