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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관계자는 25일 “연내 마련할 예정인 교원역량혁신방안에 수습교사제 도입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습 교사제는 말 그대로 교단에 서기 전 학교 현장에서 최장 1년간 실무 역량을 쌓는 제도를 말한다. 실무 수습을 나간 학교에서는 교수학습법을 컨설팅받거나 학생 상담, 학부모 응대 요령 등을 익힐 수 있게 된다.
기존에도 교생 실습이 있었지만 참관 등을 제외한 실무 실습은 통상 4주 정도로 예비 교사들이 실무 역량을 키우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수습 교사제는 6개월~1년간 현장에 나가 실무를 배울 수 있고 대상자도 이미 임용시험에 합격한 예비 교사를 대상으로 하기에 수습 효과가 클 것으로 교육부는 판단하고 있다. 교생 실습의 경우 임용 합격자가 아닌 교대·사대 재학생들이 대상이었다.
수습 교사제가 도입되면 교대 졸업 후 임용고시에 합격한 예비 교사들은 현장에서 최장 1년간 실무 수습 교육을 받게 된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들이 변호사시험 합격 후 6개월간 실무 수습을 거쳐 현장에 투입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현재 주무관·사무관 등 일반직 공무원도 시보 기간을 통해 실무 역량을 쌓고 있다. 시보 기간은 5급 이상은 1년, 6급 이하는 6개월이다.
교육부는 1999년 이해찬 장관 재임 당시에도 수습교사제를 도입하려고 했지만, 교대·사대생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수습 평가를 거쳐 정교사 임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방식 탓이다. 대학 교육과정 이수 후 임용시험까지 합격했는데 수습 평가를 또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반발이 컸다. 교육부는 향후 수습교사제를 도입한다면 수습 기간을 실무 역량을 쌓는 과정으로만 운영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거 수습교사제에 대한 반대는 최종 임용 여부가 불확실했기 때문”이라며 “향후 수습교사제를 도입한다면 채용이 확정된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무경험을 쌓는 목적으로만 운영하고 임금·처우도 정교사에 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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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예비 교사들이 임용 합격 후 발령까지 1년 이상을 대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이용한 수습 교사제 도입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다. 2022년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초등교사 기준으로 임용시험 합격 후 발령까지는 평균 1년 4개월이 소요됐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대·사대를 졸업한 예비 교사들이 충분한 실습을 거치지 못한 채 교단에 서고 있다”며 “현재 임용시험 합격 후 대기 기간이 적지 않은데 이를 수습 기간으로 활용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수습 기간 중 예비 교사들이 받게 될 처우가 제도 안착의 관건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최근 들어 저연차 교사들의 교직 이탈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윤미숙 초등교사노동조합 대변인은 “정교사보다 낮은 대우를 받는다면 수습 기간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예비 교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기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도 “임금·수당·복지 등에서 정교사보다 (수습 교사의) 처우가 낮다면 제도 도입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