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결손 메우려 외평기금 활용, 대외신인도에 부담될 것"

상반기 환율 변동성 일본 다음으로 높아
홍성국 의원 "韓, 환율 리스크 가장 취약"
"중앙은행이 재정문제까지 짊어진다 비춰져"
  • 등록 2023-09-06 오후 4:55:04

    수정 2023-09-06 오후 4:55:04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올해 상반기 한국의 환율변동성이 세계 주요 선진국 및 아시아 신흥국 16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올해 세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재원을 활용하는 것이 대외신인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미 달러화 대비 원화의 전일대비 변동률은 각각 0.54%, 0.43%였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주요 7개국(G7)과 아시아 9개 신흥국을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G7 평균인 0.45%(1분기), 0.35%(2분기)보다도 높았다. 1위는 전 세계 주요국과 달리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 일본(1분기 0.58%, 2분기 0.45%)이었다.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의 내재변동성(옵션 1개월물 기준)은 10.46%로 집계됐다. 내재변동성은 통화옵션 가격을 이용해 변동성을 역으로 시산한 지표로, 향후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반영하는 선행지수다. 내재변동성이 약 6년 만에 두 자릿수로 상승한 지난해 3분기에는 한은이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에서 175억달러 이상을 내다 팔기도 했다.

홍성국 의원은 “고강도 긴축 속 홀로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해온 일본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상 한국이 환율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세수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외평기금 활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초부터 환율이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당국은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여왔고, 이에 따라 외평기금에 원화가 상당한 규모로 쌓이게 됐다. 이에 외평기금 20조원가량을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빌린 돈을 미리 갚는 데 쓰고, 정부가 이를 일반회계로 돌려 세수 부족에 대응하는 ‘실탄’으로 쓸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같은 정부의 대응에 대해 홍 의원은 “우리 외환시장의 대외신인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중앙은행은 대외변수로도 모자라 정부의 세수결손 등 재정문제까지 짊어진다고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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