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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순상환 규모는 올해 들어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은행들은 2조6450억원의 은행채를 순상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699억원 순발행한 점을 감안하면 은행채 수요가 1년새 4조149억원 순감한 셈이다. 2020년 1분기엔 9조9333억원 순발행했었다.
은행들은 대출 영업 등에 필요한 자금을 크게 수신(예금)과 채권으로 조달한다. 조달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신을 통해 자금을 우선 확보하는데, 모자란 돈은 기존 채권을 연장하고 새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5조8000억원 넘게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소폭 늘었으나 신용대출이 6조16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등 저축성수신액은 3개월간 4조6000억원 증가했다. 소호대출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은행채를 새로 발행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은행권 판단이다.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채 금리가 급등한 점도 채권 상환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7일 2.356%로 2014년 9월 이후 7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채 상환이 당장 대출 소비자에게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 향후 대출금리가 오를 수 있지만 상환은 그렇지 않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 규제와 시중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은행은 여유자금이 풍부해 굳이 은행채를 발행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며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대출 수요가 다시 늘어날 기미가 보이면 선제적으로 은행채 발행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