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불법 도박사이트 제작·판매·운영 일당 검거..판돈만 1조 5천억대

사이트 개발·홍보·판매 체계적 관리..태국선 3300억대 도박장 운영
도박사이트 구입자, 1조1000억원대 판돈 운영
  • 등록 2016-02-25 오후 12:43:21

    수정 2016-02-25 오후 12:43:21

[이데일리 이승현 유태환 기자] 불법 도박사이트 프로그램을 제작·판매하고 온라인 도박장을 운영하며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운영하거나 판매한 불법 도박사이트들의 판돈 규모는 총 1조 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및 도박공간개설 등의 혐의로 주범 오모(41)씨 등 30명을 검거해 10명을 구속하고 태국에서 달아난 최모(35)씨는 지명수배했다고 25일 밝혔다. 온라인 도박장에서 상습도박행위를 한 37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리얼솔루션’이라는 회사를 차린 뒤 지난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스포츠 도박사이트 34개와 카지노 사이트 33개, 통합 형태 사이트 7개 등 총 74개 도박사이트를 제작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프로그램 개발팀과 홍보팀, 운영팀 등을 구성해 도박사이트의 제작과 홍보, 판매를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오씨는 △스포츠 도박은 제작비 300만원·월 관리비 150만~200만원 △카지노 사이트는 제작비 500만원·월 관리비 300만원 △통합 형태 사이트는 제작비 600만원·월 관리비 400만원 등 총 116억원을 받아챙겼다. 이 과정에서 리얼솔루션에서 도박사이트를 구입한 전모(33)씨 등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중국에 사무실을 두고 판돈 총 1조 1000억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들을 운영하며 550억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씨는 이에 앞서 2012년 10월에는 처남인 최씨를 태국으로 보내 미국에 서버를 둔 스포츠 도박사이트의 운영 및 관리를 맡게 해 16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있다. 이들 사이트의 판돈 규모는 약 33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오씨가 고용한 프로그래머 김모(33)씨 등은 ‘미라클솔루션’이란 별도 사업체를 만들어 총 44개의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제작·판매해 1억 9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리기도 했다. 오씨 등 일당은 벌어들인 불법 수익금으로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 임대와 고급 외제차 구입, 유흥비 등에 탕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제작 및 판매한 도박사이트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해외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되는 도박사이트에 대해 인터폴 수사와 여권 제재 조치 등을 통해 조기 검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25일 인천 계양구에 있는 온라인 도박사이트 제작사 ‘리얼솔루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노트와 외장하드, 대포폰, 통장, 현금 6500만원 등을 공개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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