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대신 박스 걸치고 활보한 20대 측, 법정서 “음란행위 아냐”

변호인 “혐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
“노출 정도 고려하면 음란행위 아냐”
콘텐츠 제작자 대표도 동일 입장 밝혀
  • 등록 2024-09-12 오후 2:07:40

    수정 2024-09-12 오후 2:07:40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상의 대신 구멍 뚫린 상자를 걸치고 ‘가슴을 만져보라’고 말하며 거리를 활보한 20대 여성 측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방인권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하진우 판사)은 공연음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20대 여성 이모씨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혐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지만 당시 노출된 피고인의 신체 부위와 노출된 정도, 행위의 동기를 고려하면 음란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성인 콘텐츠 제작자 대표인 박모씨와 이모씨 등 2명도 같은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 행위가 음란행위인지에 대한 법리적 평가가 중요할 것 같다”며 오는 10월 24일 결심 공판을 열기로 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구멍 뚫린 상자를 걸치고 활보하며 행인들에게 자기 가슴을 만져보라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같은 행위를 도운 박씨 등은 해당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한 뒤 유튜브 등에 올리기도 했다.

이씨 등은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검찰시민위원회 의결 과정을 거쳐 공연음란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검찰은 이들이 유튜브 채널을 홍보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이 같은 퍼포먼스를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며 관심을 받자 이씨는 지난해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종의 행위 예술”이라고 했다.

이씨 소속사 대표는 해당 인터뷰에서 “각박한 세상에서 새로운 환기구가 되고 싶었다”며 “재미로 봐달라”고 했다.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걱정은 없다”며 “비난은 중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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