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1년 되돌아보니…노정갈등 극한대립 양상

분신 간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서 무기한 촛불문화제
민주노총 연달아 ‘규탄 기자회견’·‘퇴진 선포 결의대회’
한국노총, 보조금 중단에 법률대응 준비·규탄 집회도
전문가 “노정갈등, 내년 총선 시점까지 '강대강' 대치”
  • 등록 2023-05-08 오후 3:58:00

    수정 2023-05-08 오후 3:58:0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윤석열 정부 취임 1년을 앞두고 노정(勞政) 갈등이 극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파업과 화물연대 파업 진압 과정에서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던 경험을 토대로 노조에 대해 강경 대응 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동계도 최근 건설 노조원의 분신 사건을 계기로 정권 퇴진 목소리를 높이며 동시다발적인 규탄 집회로 맞대응에 나섰다.

노동자의 날인 1일 민주노총 주최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2023 세계 노동절 대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8일 노동계에 따르면 건설노조 등은 지난 1일 검경의 압박 수사를 비판하며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고(故) 양회동씨의 죽음을 계기로 투쟁 강도를 올리고 있다. 건설노조는 공공운수 노조 등과 번갈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매일 오후 7시 ‘책임자 처벌, 건설노조 탄압중단, 윤석열 퇴진 촛불 문화제’를 열고 있다. 여기에 건설노조는 오는 10일 전국 47개 지역지부 대표자들이 참석하는 긴급 중앙위원회 회의를 통해 오는 16~17일 1박 2일 일정으로 열리는 총파업 상경투쟁의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시민사회종교단체 등과 함께 오는 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인 가운데, 다음 날에는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선포 민주노총 단위사업장 대표자 결의대회를 연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악과 노조탄압 등으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여기에 민주주의 파괴, 민생파탄 등 총체적인 책임을 묻기 위해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간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한국노총도 이 같은 투쟁의 대열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한국노총 등은 오는 9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용산구의 용산 집무실 앞에서 ‘윤석열 정부 1년 노동 개악·민생파탄·재벌 살리기’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한국노총 측은 “사회 양극화가 심화하는 민생위기 상황에서도 재벌 살리기 정책만을 추진 중인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생 살리기와 재벌규제 정책으로의 시급환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정부가 노조회계장부 미제출을 이유로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자로 선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법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노총은 당시 성명을 내고 “정부가 노조에 회계관련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며 “한국노총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고, 정부의 과태료 부과에 대해서도 이의신청 및 전면적인 법률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정관계는 ‘강 대 강’ 대치 속에서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가 (노동계를 상대로) 얼마나 여지를 둘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지금처럼) 대화할 공간도 없고 (노동계와) 대화할 수 있는 주체도 없는 상황이라면 내년 총선 시점까지는 강 대 강 대결로 치닫는데 강도만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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